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분할 속도내나...5월말 '주목'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별개로 지주사 전환 경영행보 빨라질 듯
경영권승계, 콘트롤타워, 상법개정안 등 감안해 적극 추진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별개로 지주사 전환 경영행보 빨라질 듯
경영권승계, 콘트롤타워, 상법개정안 등 감안해 적극 추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분할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6개월간의 검토 끝에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5월 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분할 등 지주사 전환 검토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행보가 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주사 전환 검토를 해온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9일 콘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검토되는 대로 주주 여러분께 빠른 답변을 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최순실게이트 수사와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등으로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은 14일 "주주들과 약속한 사안인 만큼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검토하고 차질없이 예정대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확고히 하면서 5월 말로 예상되는 발표시점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한 상태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54%) 등 특수관계인과 우호 지분을 포함해도 약 18% 정도다.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지분 확대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은 약 13%에 달하는데 현재 검토 중인 방안대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상법상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분할이 진행되면 기존 회사 주주들은 분할 회사의 신주를 자신이 기존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받을 수 있어 자회사인 사업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기존 우호지분에 자사주 의결권 13%를 더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지주사로 전환되면 해체된 그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투자와 인수합병(M&A). 신성장동력 발굴 등 전략적 의사결정과 전자 계열사간 업무조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수순을 밟아 LG나 SK와 같이 전체를 총괄하는 지주회사 형태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실현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첫 단계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조기 대선 등 현 정치권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야하는 이유도 분명해 보인다. 조기 대선으로 정국이 재편되면서 국회에서의 상법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시간을 생긴 만큼 이를 잘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에는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해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 조항이 통과될 경우, 지주사 전환이 상당히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사주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요건 충족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주당 가격이 206만8000원(14일 종가기준)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식 1%의 지분가치는 2조9100억원에 달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해 사실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해 지주사 전환 관련 내용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주주들의 질의가 예상돼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떠한 언급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피하지 않고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검토한다고 한 만큼 주주들의 이익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방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면서 “또 자칫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정치권과 국민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소통 강화에도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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