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LG, 도장깨기 닻 올렸다
천적 넥센 상대로 17년 만에 개막전 스윕 달성
달라진 타선, 상대 에이스들에게 모두 패배 안겨
LG 트윈스의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LG는 지난 주말 열린 넥센과의 개막 3연전을 쓸어 담으며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엘넥라시코’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최근 몇 년 간 열세에 놓였던 넥센을 상대로 거둔 17년 만의 개막전 스윕이다. LG는 최근 9년 간 넥센에 62승 92패로 철저하게 밀렸다.
이번 3연전 만큼은 달랐다. 선발로 나선 투수들은 모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가져갔고, 임정우가 빠진 불펜도 우려를 딛고 뒷문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그동안 투수력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선이 터진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 2년간 LG 타선은 팀 타율 9위와 6위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허프-소사-류제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클로저 임정우가 뒷문을 지키는 투수력은 리그 정상급으로 분류됐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서 차우찬까지 데려오며 투수력은 더욱 강화됐다.
그럼에도 지난 넥센과의 3연전은 달라진 타선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 때 타선이 약한 모습을 풍자하는 ‘LG타자가 못 치는 투수유형’이 인터넷상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개막전부터 LG의 저승사자로 군림했던 좌완 에이스 밴헤켄에게 패배를 안겼다. 밴헤켄은 LG전 통산 19경기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2.58로 강했다. 더군다나 LG는 2014년 10월 3일 이후 밴헤켄을 이겨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약했다.
그러나 이날 이형종이 밴헤켄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안정적인 투수력까지 뒷받침 되면서 마침내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LG의 도장깨기 두 번째는 바로 생소한 외국인 투수와의 대결이다. LG는 둘째 날 넥센이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션 오설리반을 상대로 5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보태며 7득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7시즌을 뛴 오설리반은 넥센이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1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선수다. 185cm, 111kg의 좋은 피지컬을 갖추고 있고, 메이저리그 선발 경험도 있어 큰 기대를 모은 선수다.
특히 생소한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서는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지만 LG는 오설리반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선보이며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LG의 마지막 도장깨기는 토종 에이스 격파다.
LG는 넥센과의 시리즈 마지막 날 신재영에게 마저 패배를 안기며 파죽지세로 3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은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투수다. 하지만 신재영은 2회 서상우에게 홈런을 내주는 등 6.1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공교롭게도 아직 LG는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에이스 허프와 임정우가 부상으로 당분간 등판이 힘들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넥센을 상대로 도장깨기에 나선 LG 타선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두 투수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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