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일화에서 '안(安) 때리기'로 전략 바꾼 유승민
유승민 "안철수, 국민의당은 진보, 보수세력과는 달라"
박지원 향해선 "대북 송금 사건의 주역" 강도 높게 비판
보수층의 결집을 위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안(安) 때리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보수 지지층의 '유동표'가 갈피를 못 잡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쏠리는 상황에서 제동을 건 셈이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 박근혜)' 청산을 조건으로 내걸며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고려하던 유 후보는 홍 후보와 한국당의 지지부진한 태도에 이같은 전략을 접었다. 한국당은 현재 4.12 국회의원 재선거가 열리는 경북 상주지역에 핵심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 후보는 보수 민심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안 후보와 국민의당을 때려 지지율을 다시 챙기려는 모양새다.
유 후보는 4일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자전적 에세이 출판 기자간담회에선 공격 수위를 더 높여 안 후보뿐 아니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 2중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후보는 "보수층 민심이 이제 국민의당 후보에게 가지 않으려면 오히려 '국민의당이 보수당이 맞느냐' (이런 점을) 알리는 게 중요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대표에 대해선 "그분은 과거 북한에 불법적으로 돈을 갖다 바친 대북 송금 사건의 주역이다. 그리고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외교 안보가 중요한 대통령 선거에서 그런 입장을 가진 당을 누가 보수당이라고 인정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것을 국민에게 알려 국민의당이 보수당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뛰쳐나온 '민주당 2중대'라고 알리는 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5월 9일까지 여러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이제 지방이든 수도권이든 열심히 다니려고 한다"며 "특히 TK(대구, 경북)나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등 영남지역의 유권자들을 많이 만나고 그곳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앞서 유 후보는 전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민주당에서 나온 세력들이다. 외교안보 측면에서 보수세력, 보수정당과 완전히 다르다"며 안 후보는 '진보 인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여기에 사드 문제 등 안보 측면에 있어서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상당히 진보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못 박으며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사실상 진보라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해 3일 발표한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 주 대비 6.1%P 상승한 18.7%의 지지를 받았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경남·울산(PK), 호남과 보수 성향이 많은 50~60대 이상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대해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보수 후보 단일화, 홍 후보, 유 후보의 지지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각자의 지지율 등은 나중 문제고 집나간 집토끼(집나간 보수)를 다시 '보수'라는 큰 틀로 들어오게 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 후보 입장에서 대선판의 적은 '진보'"라며 "집토끼들을 다시 집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가장 좋은 소도구는 '안보'다. 해당 주제에서 진보적인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때리는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에 대해 "정치를 하던 지난 17년 간 저한테 제일 결정적인 순간 당시 제가 어떤 생각 했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썼다"며 "나는 왜 정치하는지, 국가는 왜 존재하는지, 정의란 무엇인가 논의한 부분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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