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5인 SWOT] '한 길' 걸어온 심상정, '더 넓은' 진보 끌어안을까
25년 현장 경험, 서민 노동자 삶과 가장 가까운 여성 리더십
진보정당 태생적 한계, 박스권 지지율 극복도 여전한 과제
Strength(강점) ‘현장 체질’ 25년 노동운동 경력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최대 강점은 25년에 걸친 ‘노동현장 경력’이다. 1980년 구로공단 미싱사로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을 시작한 이래 2004년까지 한 길을 걸었다. 이후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을 거쳐 2004년 원내로 진입했고, 줄곧 진보정당에 몸담으며 진보진영의 대표 후보 자리까지 올라왔다. 직접 걸어온 인생이 곧 본인의 강점이 되는 셈이다.
임신·출산과 육아의 과중한 부담, 가사노동과 직장생활을 오롯이 경험한 여성 리더십이란 점도 손꼽힌다. 심 후보의 정책이 타 주자들에 비해 구체적이고 선명하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여기에 보통의 진보정당이 갖는 극단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오랜 기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지도와 호감도도 높아졌다.
Weakness(약점) 3%대 지지율 벗어나야… 확장성은 여전히 한계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진보정당이 갖는 근본적 한계는 심 후보에게 여전히 큰 산이다. 일차적으로 이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대중화를 선택하면 당의 존재가치 자체가 훼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역시 오랜 기간 동안 3%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 후보에게 필수적인 고정지지층이 탄탄한 반면, 지역적 지지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동원할 수 있는 조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유권자들에게도 아직까지 진보정당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Opportunity(기회) 문-안 네거티브 속 의미있는 지지율 얻으면 몸값 상승
캠프에선 정책 선명성을 통해 민주당 주자였던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중도 확장을 시도한 문 후보나 안희정 충남지사와는 달리, 이 시장은 정책노선이 명확해 탄탄한 고정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역전은 쉽지 않더라도 남은 기간 동안 이들을 얼마나 흡수해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네거티브 난타전이 연일 계속될수록, 상대적으로 심 후보가 반사 이익을 꾀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안 후보가 '단설 유치원 자제' 논란으로 육아 및 보육 분야의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심 후보가 거꾸로 정책적 전문성을 강조함으로써 실망한 표심을 재공략할 수도 있다.
Threat(위협) 지지율 흡수 우려...'문재인 도우라' 단일화 강요받을 수도
다만 두 후보의 지지율 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초박빙 구도로 흘러갈 경우, 진보 진영 내에서 문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단일화 압박을 받을 위험이 있다. 최악의 경우엔 ‘심상정 지지=안철수 지지’라는 식의 프레임을 덧씌워 지지율 흡수를 종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심 후보는 후보 단일화나 중도 사퇴는 결코 없다며 완주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상태다. 하지만 실제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되면,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운 같은 진영 유권자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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