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TV토론 가장 잘했다는데…지지율 반등 왜 없나
유승민, TV토론회로 안팎의 호평 받아…지지율은 바닥권 제자리
전문가 "토론회는 '결정적 역할' 못해"…캠프선 "토론으로 역전" 기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에게 지난 13일 열린 원내 5당 후보 첫 합동 토론회는 '실력 발휘의 장'이었다. 유 후보 측은 토론회에 일찌감치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벌인 '끝장토론'을 통해 '예선'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기재 대변인은 지난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토론 방식에 익숙해졌고 누구보다 콘텐츠 능력이 좋다"며 "우리는 어떤 후보와 대결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상욱 대변인단장도 이날 "다른 후보처럼 벼락치기할 필요 없고 평소에 공부한 것으로 컨디션만 잘 조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후보는 남 지사와의 지난 정책토론회에서 '4전 완승'을 거뒀다. 유 후보의 합동 토론회 선전은 그간 쌓아온 정책 콘텐츠와 토론 실력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세연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합동 토론회 다음 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정책회의에서 "유 후보의 깊은 철학과 명쾌한 논리를 유권자가 직접 확인했다"며 "또 하나의 토론혁명이 일어났다"고 자평했고, 이상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 후보는 토론회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정책숙지, 논리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고 했다.
캠프 바깥의 평가도 좋았다. 유 후보는 지난 13일 합동 토론회 방송이 끝난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더니 다음날까지도 실검(실시간 검색) 10위권 내에 머무르며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이와 관련해 김 사무총장은 "캠프별로 '자기 당 후보 외에 누가 토론을 잘했는지' 묻자 5명 중 과반인 3명이 유 후보를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경제신문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로 유 후보가 28.1%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다만, 첫 합동토론회 결과가 유 후보의 지지율 반등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9일~11일 실시한 4월 둘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유 후보는 2.0%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어 지난 16일 언론사별 여론조사에서도 유 후보는 지지율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2~3%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토론회는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며 "토론회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4~5%정도 떨어졌는데, 그 하락분이 토론 능력을 인정받은 유 후보 쪽이 아니라 '유보층'으로 빠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황 평론가는 "주관과 철학이 뚜렷하고 국정을 꿰뚫어본다고 해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아마 정치평론가가 대통령이 돼야 할 것"이라며 "결국 유권자들은 '국가를 운영할 현실적인 능력이 있는지'와 '당선 가능성' 등 모든 측면을 놓고 지지 후보를 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 후보 측은 앞으로 남은 다섯 차례의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존재감이 부각되면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무총장은 "국민께서 토론회를 한 번 보신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판단의 변화가 있었다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했고, 유 후보 캠프는 16일 논평을 내고 "앞으로 계속될 TV토론에서도 유 후보의 능력과 비전을 제대로 알려 전세역전의 고삐를 확실히 조일 계획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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