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양자단일화' 추진?..."불발 시 탈당할 수도"
'3자 단일화' 동력 잃자 '선(先)양자 단일화' 부상
모두 무산되면 "탈당 내지는 타당 후보 지지 선언"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자 단일화를 추진 중인 바른정당이 난관에 봉착하자 한국당과의 '선(先) 양자 단일화'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완주 결심 굳히면서 '단일화' 불발 시 바른정당의 '플랜B'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논의는 진행 중이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정책과 이념적으로 노선이 달라 묶이기 힘들고 한국당과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도 유 후보의 반대가 심해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27일도 "단일화에 대한 당의 의견일치가 안됐다. 그래서 당론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면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고, 유 후보 측근인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각 당조차도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우리가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은 구차하게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선(先) 양자 단일화할 수도"
각 당의 반발로 3당 원샷 단일화가 동력을 잃자 바른정당은 한국당을 향해 '선 단일화' 카드를 꺼내 보였다.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29일을 넘겨도, 문재인 패권 저지를 위한 3자 후보 단일화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3자 원샷 단일화가 안 되면 2자로 먼저 할 수 있다. 먼저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단일화 한 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우리가 불리한 판이라서 어떻게든 흔들어야 하는데 명분을 쌓기 위한 3자 단일화가 안 되면 2자 단일화도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면서 "단일화라는 것은 막판에도 판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5월 4일 이전까지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단일화 안되면 '탈당'…"막을 순 없어"
정치권에선 선거 투표용지 인쇄 전인 29일을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지만 바른정당 복수 의원들은 사전 투표일(5월 4일~5일) 전인 5월 3일까지도 단일화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마저도 실패할 경우 '탈당'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바른정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2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가 지금 5~6% 지지율이 나오니까 자기는 유의미하게 (대선 완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만약 단일화가 안 되면 일부는 이탈되든지 상당수가 이탈하든지 할 것 같다"면서 "시간이 없어서 당이 쪼개지지는 않겠지만 몇 사람이 이동하든지 상당수가 당에는 그대로 있으면서 개별적으로 타당 후보를 지지하는 그런 정치행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 또한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것(탈당)을 막을 여건은 안 될 것 같다"고 공감했다. 탈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당내 영남권 의원들은 한국당으로, 수도권 의원들은 국민의당으로 이동해 '후보 단일화' 움직임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김무성 선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나와 관련해 바른정당 탈당설, 혹은 중대결심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도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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