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억제력’ 류현진, 89마일 직구 버리나
알렉스 우드 부상으로 세인트루이스전 선발
직구 구사율 크게 낮춘 경기서 호투, 그러나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약 2주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갖는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부시 스타디움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한 달 7명의 투수가 다섯 자리를 놓고 벌인 선발 경쟁에서 류현진은 아쉽게 고배를 들고 말았다. ‘특급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는 제구 난조 끝에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갔으며, 류현진은 익숙하지 않은 불펜행을 명받았다.
새로운 보직이 결정되고 구원으로서 출격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 나와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빅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기도 했다.
류현진이 불펜으로 내려간 사이, 다저스 선발진은 다시 한 번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선발 역할을 해주던 알렉스 우드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어렵게 선발 자리를 확보한 마에다 겐타가 다시 부진에 빠졌다.
일단 류현진은 우드가 빠진 2선발 자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대는 가장 최근 등판해 무실점 호투의 기억을 간직한 세인트루이스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세인트루이스전에 세 차례 등판(선발 2경기)해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아주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 차례 등판했던 카디널스 원정에서는 7이닝 5피안타 1실점(자책 0)으로 승리를 얻기도 해 자신감도 상당하다.
이번 등판에서 주목할 점은 역시나 직구 구사율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8경기에 나서면서 부상 전 직구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류현진의 직구는 상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현재 류현진은 직구를 던졌을 때의 피안타율이 0.371(62타수 23피안타)에 달한다. 올 시즌 허용한 8개의 피홈런 모두 직구를 선택했을 때 맞았다.
당연히 직구를 사용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등판 때마다 직구 비율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류현진은 자신의 직구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직구 비율이 떨어졌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2경기서 직구 구사율이 50%가 넘었는데 모두 5이닝도 넘기지 못했고, 패전으로 기록됐다. 그러다 네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95개의 투구 수 중 직구는 고작 30개(31.6%)만을 구사했다. 아쉽게 패전 투수가 됐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첫 승을 얻어낸 필라델피아전에서도 직구 비중을 크게 낮춘 류현진이다. 92개 중 직구는 32개였고, 비중은 34.8%에 불과했다. 결과는 5.1이닝 3피안타 1실점 승리였다.
최악의 경기였던 콜로라도전에서는 직구 비중이 다시 50%로 올라간다. 이때에는 15개를 던진 체인지업(피안타율 0.500)은 물론 직구(피안타율 0.667) 모두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류현진은 최근 2경기서 직구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마이애미전(34.2%)에 이어 세이브를 거둔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51개의 공 중 직구는 단 11개(21.6%)일 정도로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고집했다.
류현진이 언제까지 직구 사용을 크게 낮추는 피칭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사항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 역시 피안타율이 0.275(51타수 14피안타)로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구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빅리그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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