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교체’ 로버츠 큰 그림, 오승환이 완성
류현진, 6회까지 77개 던지고도 타석에서 교체
바통 이은 오승환, 세이브 추가하며 뒷문 단속
경기 전 투구 수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7회초 투수 타석에 찬스가 걸리자 77개의 공을 던지고 있던 류현진을 과감히 교체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교체가 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류현진과 오승환이 모두 빛나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부시 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인 류현진은 잔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종전 4.28이었던 평균자책점도 3.91까지 끌어 내렸다.
6회까지 투구수가 77개밖에 되지 않아 좀 더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었지만 7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타석이 돌아오자 오스틴 반스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것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2회 석연치 않은 수비의 미스로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6회까지 단 3피안타만을 허용했고, 투구 수도 77개에 불과했다.
특히 빠른 공 평균 구속이 90.9마일(146.3km)로 올 시즌 가장 빠른 평균 구속을 찍으며 구위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한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대등하게 맞서며 오승환이 나올 수 있는 여건 또한 마련됐다.
사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 못지않게 오승환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한 경기에 두 선수를 모두 보는 것이 쉽지 않았음은 물론, 보직상 두 선수가 모두 웃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았다.
류현진이 승리를 챙긴다면 오승환의 등판이 불발되거나 혹은 류현진이 패전을 기록하고 오승환이 세이브를 챙기는 것이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이른 시점에 교체하면서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류현진의 경우 이닝 소화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6이닝 1실점 호투와 3점대 방어율 진입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고, 오승환은 9회 세이브 상황에서 1피안타 무실점을 틀어막으며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류현진과 오승환이 모두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날은 사실상 ‘코리안데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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