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비공개' 조사만 응하고 당은 '봉합'에만 안간힘
"태풍 휩쓸고 간 후엔 나와도 소용 없을 것"
국당 "금주 초 결과 밝힐 터"…8월말 전대 연기론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당으로서 '자격상실'까지 거론되는 국민의당이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당은 조작 사건이 수면 위에 올라온 후 일주일째 대혼란을 겪는 가운데 자체 진상조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파장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을 맞고 있다.
당장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이 3일 오전부터 당 관계자를 무더기 소환하는가 하면 당내에서도 동요가 쉽게 가라앉지 않아 사태 수습에 애를 먹고 있다.
안철수, 진상조사단 '비공개 대면조사' 응해…국민의당 "금주 초 결과 밝힐 터"
당은 현재 파문 최소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지난 2일 오후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안철수 전 대표를 상대로 대면조사를 가졌다. '조작파문' 발생 후 7일째 만에 안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시내 모처에서 약 50분간 안 전 대표를 대면조사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의원은 "진상조사단은 금주 초에 안 전 대표 면담 결과를 포함한 진상조사 전체 결과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해 안 전 대표에 쏠리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을 기대할 순 없는 형편이다.
당 진상조사단은 안 전 대표를 상대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조작했던 당원 이유미 씨로부터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등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간의 궁금증에 대해 속시원한 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의혹은 여전하다.
당은 현재까지 이유미 씨의 '단독범행'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대선을 진두지휘한 최종 책임자였던 안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연일 거센 상황이다.
안 전 대표 외에도 박지원 전 대표 등 '지도부 연루 의혹'으로까지 의혹의 시선이 퍼지면서 파장을 사전차단하기 위해 당 진상조사단 차원의 안 전 대표 대면조사를 계획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조작 파문'이 불거진 후 일주일 만인 2일 오후 안 전 대표는 당 조사단의 대면조사를 비공개를 맞이한 것 외에는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처했다 할 수 있다.
당은 우선 사실 확인 여부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단이 당내 '특별수사부'가 돼서 성역 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명확한 검증 없이 대선 때 상대 후보 공략용으로 '의혹제보'를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처를 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는 지경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 "이유미 당원이 (허위제보 전달 당시) 확실한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제시해 그 이상의 검증은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다"는 등 억울한 측면을 강조했는데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태풍 휩쓸고 간 후에 안철수 등 나와도 소용 없을 것"…8월말 전당대회 연기론도 등장
국민의당은 이번주 초쯤 자체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씨의 제보조작 사실을 대선 당시의 지도부가 사전에 파악했는지에 대한 자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의혹제보' 사건에 연루 의심을 받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 제보 내용을 넘겨받았던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의 김성호 당시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 등이 3일 검찰에 출석하는 만큼 당에서 앞서 조사결과를 내놓지는 않을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당 내부에서도 점차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안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지난달 26일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의혹제보 조작' 관련 대국민 사과가 나왔을 때 안 전 대표가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반발이 가시질 않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수락연설 때 했던 말이 기억난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를 지금 정치현장에서 실천하려면 파문 사태 이후 즉각 모습을 나타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바탕 태풍이 휩쓸고 갔는데 이제 무슨 말을 한다는 게 소용 있겠느냐"며 정치 지도자로서 안 전 대표 처신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모르는 만큼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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