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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너 노리는 존존스, 옥타곤에서는 천재


입력 2017.08.02 00:06 수정 2017.08.02 00: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사고뭉치 이미지와 달리 옥타곤에서 냉정하고 영리해

코미어 꺾고 건재 알리며 레스너와 슈퍼파이트 제안까지

UFC 라이트헤비급 존 존스는 옥타곤에서는 천재의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 게티이미지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0·미국)가 돌아왔다.

존스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서 열린 UFC 214에서 다니엘 코미어(38·미국)를 3라운드 넉아웃으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다.

1차전에서 초반부터 레슬링을 앞세워 달려들었던 코미어는 2차전에서는 전략을 바꿔 들고 나왔다. 끊임없이 클린치 싸움을 걸던 1차전과 달리 펀치 거리를 확보하면서 치고받는 쪽을 택했다. 체력을 아끼며 후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존스의 공백기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레슬링 싸움을 최소화 한 채 타격전 양상을 띠다보니 존스 입장에서는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타격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었다. 긴팔다리를 활용해 끊임없이 펀치와 오블리크 킥(oblique kick)까지 날렸다.

코미어의 펀치도 안면과 바디 쪽으로 날아들었지만 중심을 잡은 채 짧고 빠른 공격을 쏟아내는 존스 쪽이 유효타에서 앞설 수밖에 없었다. 코미어의 전진 압박이 단순한 페턴이라 존스 쪽에서 타이밍을 맞추기 용이했다.

밖에서는 악동, 안에서는 천재

존스는 특이한 캐릭터다. 옥타곤 밖에서의 그는 온갖 사건사고로 구설에 오르내리는 문제아다. 임산부 뺑소니 사건, 금지약물복용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독설과 거짓말까지. UFC 팬들 사이에서도 이미지가 안 좋았다. 눈물로 호소한 기자회견에서도 ‘악어의 눈물’이라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옥타곤 안에서는 다르다. 냉정하고 치밀하며 영리하기까지 하다. 경기 내내 흥분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나가는 등 감정 조절도 매우 잘한다. 바다 하리 같은 악동과 다르다. 옥타곤 안에서의 존스가 밖에서의 존스와 동일 인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UFC 헤비급 파이터 브록 레스너. ⓒ 게티이미지

존스의 영리함은 경기 후에도 드러났다.

챔피언벨트를 되찾은 존스는 곧바로 브록 레스너(40·미국)를 호출했다. 존스는 의기양양하게 "너보다 40파운드 적게 나가는 파이터에게 엉덩이 걷어차이는 느낌을 알고 싶으면 옥타곤에서 만나자"고 도발했다.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졌고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존스와 레스너가 맞붙게 된다면 UFC로서는 쾌재를 부를 일이다. 흥행보증수표로 불렸던 인기스타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메가톤급 빅이벤트가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인기와 관심을 모으는 파이터들이라 ‘PPV(유료로 영상을 보는 방식)’의 대박도 떼어 놓은 당상이다.

레스너는 약물검사 양성반응으로 옥타곤을 떠나 WWE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내년 초 징계가 풀린다. 공교롭게도 약물로 얼룩진 슈퍼스타끼리 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레스너는 존스 입장에서 좋은 먹잇감이다. 현저한 체격 차이는 부담이지만 당장 상위 체급인 헤비급의 강자와 대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레스너의 파워를 생각하면 걱정스럽지만 기술적으로 부족한 상대라 해볼 만하다. 흥행 면에서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타이밍도 매우 좋다. 존스는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금 벨트를 허리에 감았고, 상위체급 스타와의 슈퍼파이트까지 성사시킨다면 흥행몰이의 선봉장으로서 이미지도 바꿀 수 있다. 이래저래 똑똑하게 느껴지는 존스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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