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LG전자, 인공지능로봇의 수줍은 데뷔
LG "행사장 많은 인원 몰리며 네트워크 과부하 걸린 듯"
LG "행사장 많은 인원 몰리며 네트워크 과부하 걸린 듯"
LG전자 인공지능(AI) 로봇 ‘클로이’가 민망한 데뷔전을 치렀다. 하필이면 전 세계 IT·가전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무대에서 실수를 하고 말았다.
LG전자가 8일(현지시간) 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8’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베이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클로이’가 행사 발표자로 나선 데이비드 반더월 미국법인 마케팅총괄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 날 행사에서 반더월 마케팅총괄은 LG전자의 AI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소개했다. '클로이'는 음성이나 사진 등을 인식해 명령을 수행한다. 냉장고나 세탁기 상태를 물었을 때 음성으로 답해주거나 음식재료를 보여주면 적당한 요리와 조리법을 추천하는 식이다.
하지만 반더월 총괄이 클로이를 향해 세탁기 상태를 물었을때 클로이는 대답하지도 않았고, 반응도 없었다. 이에 반더월 총괄은 질문을 바꿔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조리법)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이번에도 클로이는 좀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더월 총괄은 "클로이, 오늘 내 스케줄 좀 알려주겠어?"라고 질문했으나, 역시 클로이는 무반응이었다.
이처럼 세 번의 질문에도 답이 없자 멋쩍어진 반더월 총괄은 “로봇도 기분이 별로일 때가 있다”, “클로이가 나와 대화하기 싫은 것 같다”며 농담으로 위기상황을 넘겼지만 행사장에는 순간 긴장감이 흘렀다.
현장에 있던 LG전자 임직원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1000여명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CES에서 인공지능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벼르던 LG전자로서는 진땀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LG전자는 이번 CES 전시장 곳곳에 클로이와 각종 로봇을 전시하는 등 전체 공간의 3분의 1을 할애해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클로이가 첫 인사에 응답하고 난 후 질문에 반응이 없었던 이유는 행사장 내부 네트워크 문제였던 것으로 LG전자측은 보고 있다.
클로이를 비롯, LG전자의 AI 로봇들은 스마트홈 플랫폼인 와이파이(Wi-Fi)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날 행사장에 예상보다 많은 1000여명이 몰리면서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발표에서 올해 로봇 신제품 3종인 서빙·포터·쇼핑카트 로봇 등을 선보이며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로봇을 기반으로 AI를 구현하겠다는 LG전자의 야심찬 포부는 다소 쑥스러운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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