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해빙 틈 노리는 北…한미연합훈련 규탄 맹공세
“온 겨레가 외세의 침략책동 짓부셔야” 美 겨냥
남북 군사회담서 한미훈련중단 직접 요구 가능성
“온 겨레가 외세의 침략책동 짓부셔야” 美 겨냥
남북 군사회담서 한미훈련중단 직접 요구 가능성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북한은 연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집중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남북회담 성사 등 모처럼 양국 간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설득시키기 위한 포석을 까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1일 ‘군사적 대결은 긴장격화의 근원’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당국은 외세와 공조해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은 우리 공화국을 침략하기 위해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항시적으로 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외세의 침략책동을 짓부시고 겨레의 안녕과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려는 것은 우리의 시종일관한 의지”라며 “온 겨레는 외세와의 침략전쟁공조를 배격하고 올해를 우리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동신문의 이같은 논조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유화 제스처를 취한 뒤 줄곧 이어져 오고 있다. 미국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지속하면서도 한국을 겨냥한 비난은 수그러들었다는 점도 특이할만한 부분이다.
로동신문은 지난 2일 “조선반도를 전초기지로 만들려는 미국의 발악적인 책동이 집요하게 감행됐다”며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을 비판했고,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합의를 앞둔 시점인 4일에는 “지금 조선반도는 언제 핵전쟁으로 번져질지 알 수 없는 초긴장상태에 있다”며 “이러한 사태는 전적으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남북회담을 하루 앞둔 8일에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세력이 평화·친선을 위한 우리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회담 당일인 9일에는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연합훈련이 계속 벌어지는 한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감정은 해소될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틈타 ‘우리민족끼리’, ‘한반도평화’ 등의 구호를 대대적으로 내세워 반미감정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한미동맹 폐기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일 남북이 개최를 합의한 군사당국회담에서도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 또한 잇따른다.
김태우 군사학과 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북한 핵무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핵우산 동맹이 사라진 한국에 핵 무력을 내세워 무력 적화통일을 시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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