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 北 인권압박은 답 안나와”…또 돌출발언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3.01 04:30  수정 2018.03.01 06:04

외교가 “조율 없는 돌출발언, 외교마찰 빚을 수도”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이 강력 대북압박 차원에서 인권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절대 답이 안 나온다”며 비판적인 발언을 내놨다.

정부가 북미 중재를 위해 신중한 외교를 펼치는 상황에서 문정인 특별보좌관의 사전 조율 없는 돌출 발언은 외교 혼선 사태를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북한문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핵 문제에 모든 것을 집중시키고 민주주의와 인권 등은 부차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이어 “핵미사일에 역점을 둬야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면서 압박을 가하다 보면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체제변화를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면 절대로 답이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북한 인권 문제를 강력한 대북 압박 수단으로 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진행된 국정연설에서 4분가량을 할애해 북한 핵문제 및 인권문제를 비판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잇따라 탈북자들을 만나고 오토 웜 비어의 아버지를 특별 초청하는 등 북한 체제 잔혹성 부각에 공을 들였다.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 분위기 파탄을 피하면서도 대북 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 인권문제 언급에 수위를 조절한 모양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은 인권 보호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인권기구 결의와 권고에 담긴 의무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발언 일지 ⓒ데일리안

문 특보의 돌출발언은 이전부터 잇따라 왔다. 문 특보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기들의 체제를 선전하는 수단으로 쓴다는 비판이 많다”며 “북한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두면 된다. 우리도 우리대로 하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 1월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남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답변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외교 분야 관계자는 “문 특보의 발언들에 대해 정부는 개인적인 차원의 견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특보라는 지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은 발언들은 외교 마찰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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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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