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트럼프 관세폭탄에 "대미 수출 사실상 접어야"
기존 반덤핑 관세 포함, 제품별 관세율 최대 90% 내외
대미 수출비중 높은 중소 철강업체에 타격 집중
기존 반덤핑 관세 포함, 제품별 관세율 최대 90% 내외
대미 수출비중 높은 중소 철강업체에 타격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 부과를 결정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반덤핑·상계 관세에 25%의 관세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미국으로의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진정한 친구들에게는 커다란 융통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언급해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면제 혜택은 캐나다와 멕시코산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대도 무너진 모습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기존 반덤핑 관세에 25% 관세를 더하면 관세율이 100%에 육박한다”면서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부과는 미국에서 만들어 팔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는 볼멘소리도 이어졌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는 차치하고 25%의 관세율만 감안해도 문제”라며 “영업이익률이 25%가 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장사를 하지 말란 얘기”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철강재의 88%에 해당하는 제품에 이미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이번에 발표한 25%의 관세는 여기에 추가로 적용된다.
포스코의 경우 냉간압연강판에 66.04%, 열연강판에 62.57%의 관세를 물고 있어 25%가 추가되면 관세율이 90% 내외까지 오른다
현대제철도 냉간압연강판에 38.22%의 관세가 부과된 상태라 총 63.22%까지 관세율이 오른다.
그나마 대형 철강업체는 판매 루트가 다양해 충격을 흡수할 여지라도 있지만 대미 수출비중이 큰 중소 철강사들은 상황이 절망적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은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관세 부과로 당장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대미 수출비중이 2~3%에 불과하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3~4% 수준이다.
하지만 세아제강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강관 전문 철강사인 휴스틸은 매출의 60%, 넥스틸은 80%를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미국에 주로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은 최대 46.37%(넥스틸)의 관세를 물고 있는 상태로, 여기에 25%가 추가되면 관세율이 70% 이상으로 오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은 대미 수출비중이 크지 않고 내수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출선이 다양해 미국 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물량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타격이 크진 않다”면서 “하지만 유정용 강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철강업체들은 미국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넥스틸의 경우 총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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