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은닉 쉬워, 미국도 北 전체 보유량 몰라
검증 관건…“안보리 새로운 기구 설립” 주장도”
핵무기 은닉 쉬워, 미국도 北 전체 보유량 몰라
검증 관건…“안보리 새로운 기구 설립” 주장도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 최대 관심이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성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작업일 뿐더러, 북측이 지난 수십년간 명운을 걸고 개발해온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의 체제 보장 약속을 믿지 못한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반출할 것을, 북한은 북한 내 폐기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간 신경전은 계속 중이다.
손쉬운 핵무기 은닉…미국도 전체 보유량 몰라
정보 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중량이 500kg 이하로 충분한 소형화가 이뤄졌으며 이를 유지하고 은폐하는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측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핵무기를 은닉할 수 있으며 완벽한 비핵화 달성은 결국 북한에 대한 신뢰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땅의 80%는 산악지대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할 곳이 많고, 북한은 미국의 인공위성을 피해 은폐하는 기술을 키워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핵 시설 폐기 과정을 북한의 말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 군사당국은 지난해 말 북미 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당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에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 바 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 보유량을 미국 정보당국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2~3개라도 남겨놓으면 북한은 이를 활용해 주변국에 충분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탓이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핵무기는 은폐가 쉽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이를 모두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합의를 맺어도 향후 국제정세가 급변하면 북한은 숨겨둔 핵무력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핵화 검증 성공이 관건…“안보리 산하 새로운 기구 설립해야”
이같은 문제를 인식한 듯 미국에서는 비핵화 검증에 초점을 둔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비핵화 작업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검증’의 성공”이라며 “과거 북미 핵 협상들이 실패로 돌아간 원인은 북한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미국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검증을 허용했을 뿐 비공개 시설에 대한 사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것이 지금의 핵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비핵화 절차는 과거 어느 사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며 이는 IAEA의 역량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천 및 검증을 위해서는 핵탄두 제거 뿐만 아니라 미사일, 생화학무기 폐기 등 광범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유엔 안보리 산하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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