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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별세] 성공적인 계열분리...국내 기업 역사 새로 써


입력 2018.05.20 11:29 수정 2018.05.20 11:33        이홍석 기자

GS·LS·LIG, 57년간 동업 후 아름다운 결별

국내 기업간 동업 경영 이상적 모델 제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
GS·LS·LIG, 57년간 동업 후 아름다운 결별
국내 기업간 동업 경영 이상적 모델 제시


20일 별세한 구본무 LG 그룹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지난 2005년 단행된 안정적인 계열분리다. LG그룹에서 GS그룹, LS그룹 등을 분리하고 분할과 합병 등을 통해 현재의 전자·화학·통신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1995년 2월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만 8년이 된 지난 2003년 LS그룹을 계열 분리했다. LG전선(현 LS전선)과 LG니꼬동제련(현 LS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현 E1),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 등이 LS그룹의 모태가 됐으며 이듬해인 2004년 그룹 간판이 ‘LS그룹’으로 변경됐다.

이어 지난 2005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LG유통(현 GS리테일)·LG홈쇼핑(현 GS홈쇼핑)· GS스포츠 등 에너지 계열사 등을 분리독립시켰다. 이들 계열사들이 합쳐져 현재 GS그룹의 모태가 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1999년에는 구 회장의 조부인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이 그룹에서 분리된 LG화재를 모태로 LIG그룹으로 독립하기도 했다.

계열분리로 인한 사업 영역 축소에도 지속적 성장...글로벌 기업 도약

이처럼 구본무 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3대에 걸쳐 57년간 지속돼 온 성공적인 동업을 잘 마무리하면서 국내 기업간 동업 경영의 이상적인 모델로 주목받으면서 기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구 회장은 계열분리로 인해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영역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사업 영역 재편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취임 이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배터리·유기발광다이오드(OLED)·자동차부품·에너지·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LG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는 그룹 계열 분리에도 불구하고 취임 당시 30조원대(1994년 말 기준)였던 그룹 매출이 지난 2017년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해외 매출이 약 10조원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하며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러한 성과는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며 미래를 위한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구 회장의 도전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LG와 재계의 평가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과감한 결단을 믿고 뚝심과 끈기있게 경영활동을 해 온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평가다.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배터리 성능 및 품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LG화학
구본무 리더십 빛 발한 신성장 '배터리'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은 이러한 그의 리더십이 발현된 대표적인 사업이다.

구 회장이 부회장이던 1992년 연구개발(R&D)을 제안한 이후 시작된 배터리 사업은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치며 현재는 LG의 핵심 신성장사업이 됐다.

회장 취임 이듬해인 1996년 당시 계열사인 럭키금속 내 속해 있던 배터리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R&D를 강화해 나갔다.

하지만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업에서 손실을 나고 한 발 앞서 나간 일본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그룹 내부에서는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에 구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보다 길게 보고 R&D 투자에 보다 집중하는 등 뚝심경영을 발휘했다. 임직워들에게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하고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며 다독였다.

그 결과, LG화학은 중대형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GM의 쉐보레 볼트에 공급한 것으로 시작으로 현재 현대기아차·포드·르노·상하이자동차·코로스·폴크스바겐그룹의 자회사 아우디에 등 30여개 이상 완성차 업체를 배터리 공급처로 확보하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가 계열분리로 그룹 규모가 줄어들 수 있었음에도 사업재편을 통해 높은 성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구본무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신성장 사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 것도 그의 대표적 성과”라고 밝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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