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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풀었다" 이산가족 상봉 이튿날 풍경…깜짝 정전 해프닝도


입력 2018.08.21 11:12 수정 2018.08.21 11:17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전력사정 어려운 北, 이산 상봉장서도 깜짝 정전 해프닝

전력사정 어려운 北, 이산 상봉장서도 깜짝 정전 해프닝도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조혜도(86·가운데)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를 만나 포옹하며 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상봉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금강산에서의 둘째 날, 상봉자들과 가족들이 모인 방에는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예정된 첫 개별상봉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였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1일 주로 객실 안에서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가족들은 오전 10시 개별 상봉을 시작으로 일정을 이어간다. 이날 일정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개별 상봉은 상봉단의 숙소인 외금강 호텔의 각 객실에서 남북 가족이 2시간 동안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미리 준비된 도시락으로 객실에서 1시간의 오찬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상봉자들은 오늘 일정에 앞서 첫 개별상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날 북측의 딸(유연옥·67) 씨와 사촌동생(유옥녀·63) 씨를 만난 우리 측 유관식(89) 할아버지는 "어제 딸도 만나고 사촌동생도 만나서 소원이 풀렸다"며 "오늘도 너무 기대가 된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종태(81)씨가 북측의 조카 김학수(56)씨와 상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삼(79) 할아버지도 함께 온 형 김종태(81) 씨와 개별상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김종삼 할아버지는 아침부터 화려한 은색 반짝이가 있는 중절모를 쓰고 "일부러 화려한 걸 썼다. 이렇게 반짝거리면 멀리서도 나를 (북측 가족들이) 잘 알아볼 수 있잖아" 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력사정 어려운 北, 이산 상봉장서도 깜짝 정전 해프닝

"여기!!!"

이틀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고 있는 금강산 호텔에서 평화로운 아침을 깨우는 다급한 외침이 들려오기도 했다.

오전 개별상봉이 진행되기 전 약 2분 간 호텔이 정전되면서 복도 전등이 꺼지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건이 발생한 것.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친자매 남측 이은임(87)씨와 북측 리용희(84)씨가 상봉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곧바로 전기가 정상적으로 들어오면서 사건은 무사히 해결됐다. 북측 접객원은 "잠시 (전기가) 나간 것 같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들어온다"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북한의 전력 공급이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 이어 89명의 우리 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오늘 오전 10시 10분부터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개별 상봉을 이어가고 있다.

개별 상봉 및 오찬이 끝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다시 2시간의 전체 상봉이 진행된다. 다만 이날 저녁 식사는 남북 가족이 따로 먹게 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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