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와의 소통 가교 역할 '수석최고'에 무게감
조경태·김광림·윤재옥 출사표…수석 정조준
윤영석, 경남 단일후보…7일 최고위원 출마선언
당대표 경선 '원외 빅3' 각축전 양상 '뚜렷'
원내와의 소통 가교 역할 '수석최고'에 무게감
조경태·김광림·윤재옥 출사표…수석 정조준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당대표 경선이 '원외 대잔치'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최고위원회의 좌장 '수석최고위원'이 누가 될는지에 안팎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은 3일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 이틀째 머물며 지역지와의 인터뷰, 당원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오 위원장은 오는 7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하차설을 일축할 방침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TV홍카콜라 촬영과 언론 인터뷰 등으로 '공중전'에 주력했으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서울의 한 영유아·청소년 보육시설을 찾는 등 수도권 민심을 훑었다.
'원외 빅3'에 맞서 정우택 의원은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원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같은 충청권을 연고로 하고 있어 '단일화 0순위'로 꼽히는 안상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작정치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당대표 경선이 '원외 빅3' 각축전 양상으로 흐르자, 자연히 원내에서 맡을 것으로 보이는 수석최고위원에게 중량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아직 전당대회 판세는 초반이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황 전 총리는 국회의원 당선은 커녕 공천을 받거나 출마한 적조차 없는 순수 '0선'이다. 따라서 황 전 총리가 만약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수석최고위원은 원내와의 소통의 가교 역할이나 총선 전략기획, 정무적 조언 등 많은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현역 의원은 4선의 조경태 의원과 3선의 김광림 의원, 재선의 윤재옥 의원이다.
조경태 의원은 당초 당대표를 조준했으나,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종의 '하향 안정지원'을 한 이상, 최고위원 경선의 목표는 최다득표, 즉 수석최고위원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3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배석한 지지자들이 "당대표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받으시라"며 수석최고위원으로 지도부 입성을 기원하기도 했다.
김광림 의원은 경북 단일후보로 나섰다. 여당일 때 한 번, 야당일 때 한 번, 정책위의장을 두 차례 지낸 당내 최고의 예산·재정·경제전문가로서 차별성이 뚜렷하다.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문재인정권 경제정책을 송곳처럼 비판하는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를 놓고 경쟁했던 이철우 지사가 2017년 7·3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광림 의원도 당연히 수석최고위원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옥 의원은 한국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 의원들과의 교감을 거쳐 대구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대구 의원들은 대구를 대표하는 최고위원 후보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윤 의원과 김상훈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한 끝에 윤 의원이 '대표선수'로 나서게 됐다.
지난달 31일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윤재옥 의원은 "대구의 당원 동지들은 대구 의원들이 앞장서서 한국당을 살리는 역할을 해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의원 뿐만 아니라 대구의 당원들이 힘을 몰아줄 것"이라고 압도적 지지를 자신했다.
윤영석, 경남 단일후보…7일 최고위원 출마선언
장제원, 설연휴 지역여론 수렴해 출마여부 결정
수도권 개혁보수 3선 김학용은 불출마 '가닥'
부산·대구·경북에서 차례로 단일후보가 나섬에 따라, 영남권의 '마지막 퍼즐' 경남에서도 대표주자가 곧 나설 예정이다. 경남 양산갑의 재선 윤영석 의원이 오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
윤영석 의원은 김재경·김한표·박완수 등 경남 의원들과의 깊은 공감대를 거쳐 경남 단일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원내대변인과 수석대변인을 두루 역임하며 언론에 잘 알려져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당 관계자는 "젠틀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따뜻한 성격을 갖췄으며, 언행이 신중하고 절제돼 있다"며 "그동안 우리 당의 '메시지 차단 현상'을 극복해낼 최적의 메신저"라고 평가했다.
윤영석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정치의 신기원을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 분명히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우리 당이 화합을 이루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할텐데, 그런 차원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선언할 예정인 최고위원 후보 중에 이른바 '개혁보수' 성향의 인사가 없고, 당대표 경선도 '개혁보수'에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선의 장제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 의원은 올해 52세의 젊은 정치인으로 지도부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9대 총선에서 '친박 공천' 희생양,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민주·한국 양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는 등 다양한 선거 경험과 험난한 정치 역정을 거쳐와 21대 총선 전략기획에도 강점이 엿보인다.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장 의원은 "젊은 사람이 최고위원에 들어가서 새로운 목소리를 지도부에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당내 선배들의 권유가 많아 고민 중"이라며 "설 연휴 때 지역구민들과 깊이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영남에서만 최고위원 출마가 줄을 잇는데다 '개혁보수' 후보의 실종으로, 역시 많은 출마 권유에 직면했던 3선의 김학용 의원은 최고위원 불출마로 마음을 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전당대회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는 나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성 지도체제 채택에 따라 '마이너리그'로 전락할까 우려됐던 최고위원 경선에 의외로 원내 재선 이상 의원들이 관심을 보이며, 권역별 '대표선수' 출마 움직임까지 보임에 따라 수석최고위원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석최고위원은 결국 최고위원 후보자 간의 '합종연횡' 연대가 결정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대표 후보자와의 '종적 연대'와, 1인 2표제에서 같은 최고위원 후보자와의 '횡적 연대'가 모두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윤재옥 의원은 "선거는 구도가 중요하고 연대가 중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더라"며 "우선 진정성 있게 당원 동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그 과정에서 이번에 출마한 분들 중 뜻이 같거나 같이 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협력하는 것도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당대회 때 '당대표 이○○을 지지하는 사람은 최고위원은 조◇◇·이□□, 여성최고위원은 최▽▽를 찍으라'는 문자메시지가 노골적으로 돌기도 했다"며 "이번에는 그렇게까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물밑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또 최고위원과 최고위원 간의 합종연횡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인 2표제라는 게 묘해서 자기 표는 통제가 돼도, '세컨드 표'는 오더를 내리더라도 마음대로 잘 움직이지가 않는다"며 "계파색이 옅어진 지금, 권역별 후보 간의 합종연횡도 눈여겨봐야할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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