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제도, 현실과 동떨어져…규제 강화해도 차단성능 글쎄”
“현 제도, 현실과 동떨어져…규제 강화해도 차단성능 글쎄”
지난해 말 입주 예정이었던 공공·민간 아파트 191가구에 대한 감사원의 층간소음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최소 기준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설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아파트 충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규제만 계속 늘어나는 것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현행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 제도의 기준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여기서 규제만 강화 된다고 해 층간소음 차단성능이 보장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지난 2일 공개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 제도 운영실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공한 22개 공공아파트 126가구, 민간 건설사가 시공한 6개 민간아파트 65가구 등 총 191가구를 대상으로 층간소음을 측정한 결과, 114가구(60%)가 최소성능기준에 못 미쳤다. 공공은 126가구 중 67가구(53%), 민간은 65가구 중 47가구(72%)로 집계됐다.
최소성능기준은 층간바닥이 경량충격음(비교적 딱딱한 충격에 의한 바닥충격음)은 58dB, 중량충격음(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에 의한 바닥충격음)은 50dB 이하이며,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는 210㎜ 이상이어야 한다.
또 191가구 가운데 184가구(96%)는 사전에 인정받은 바닥구조 성능등급보다 실제 측정한 등급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은 126가구 가운데 119가구(94%), 민간아파트는 65가구 모두에 해당된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현실과 맞지 않은 제도가 원인 이라고 진단했다. 감사원 역시 정부의 층간소음 저감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사전인정·시공·사후평가 등 제도운영 전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단 층간소음 저감 관련 현행 법규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현행 법규상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자재 사용이 경량 4등급, 중량 4등급 이하를 써서 시공을 하면 소음이 줄어드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재를 사용해도 사후에 실질적으로 나오는 층간소음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아파트 층간소음 관련 자재를 사용할 때 현행 시중에 나온 자재 중에 가장 높은 등급을 쓰고 있다”면서 “이같이 현행 법규에 맞는 자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테스트할 때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3년 층간소음 최소성능기준을 마련하고 2004년에는 사전에 성능 인정을 받은 바닥구조로 시공하면, 사후 검사를 면제하는 인정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 사이에 국회 및 건설기술연구원 등으로부터 인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나 건의가 있었고, 2017년 8월 현장실태 조사를 통해 인정구조와 실제 현장간의 차음성능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인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별도의 개선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감사원에서 지난해 11월 감사를 진행해 현행 파악을 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관련 법규를 재정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완충재 등 자재 생산부터 점검을 더 강화하거나 사후 평가를 도입하는 식으로 제도를 개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과제 결과가 나오면 법규에 맞춰 아파트를 시공하겠지만 그 기준에 맞춰 아파트를 짓는다고 층간소음에 대한 체감도가 확실히 줄어들지 모르겠다”면서 “층간소음 인정시험도 위에 방 하나, 아래 방 하나를 실험실에서 설치해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아파트는 거실, 안방 등 방이 여러 개로 구성돼 있고 기둥도 설치 돼 있어 소음 전달이 이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시공 후에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국토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또 LH와 건설기술연구원의 인정업무 및 시공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이에 LH는 “층간소음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신기술·신공법을 적극 발굴하고, 입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단지별 생활지원 센터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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