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황교안 호남行, 옛 통진당 세력 유무에 '롤러코스터'


입력 2019.05.03 19:13 수정 2019.05.03 23:07        정도원 기자

집회 마친 黃 쫓아가며 물병 던지는 등 물리력

黃 "지역갈등의 시대 끝내고 이제는 하나돼야

광주시민들도 그런 생각 가진 분들 많을 것"

오전엔 '물세례' 오후엔 '평온'…판이한 분위기
옛 통진당 후신 단체 등 '조직적 준비'에 갈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마친 뒤 역사로 이동하던 중, 옛 통합진보당 후신 단체 관계자가 던진 물병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마친 뒤 역사로 이동하던 중, 옛 통합진보당 후신 단체 관계자가 던진 물병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호남 방문이 '옛 통합진보당' 세력의 유무에 따라 현장분위기가 판이하게 엇갈렸다.

황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역과 전북 전주역 광장에서 각각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열었다. 전날 대전·대구·부산에서 열린 장외집회는 한국당 추산 수천에서 1만여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하며 순조롭게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오후 전북 전주역 광장에서 열린 장외집회도 참여 인원은 한국당 추산 200여 명으로 줄었지만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양산을 쓰고 집회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많았으며,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에게 다가와 직접 악수를 청하며 격려했다.

황 대표가 연설 도중 "여론조사를 해봐도 (공수처가) 필요없다는 게 절대다수인데 왜 하려는 것이냐"고 외치자, 한 시민이 "탄압하려고"라고 답했고, 그러자 황 대표는 대답한 시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맞다"고 반색할 정도로 친근한 분위기였다.

오전 광주송정역 집회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광주송정역은 '이석기 내란음모조작, 황교안은 감옥으로' 등의 피켓을 든 민중당 관계자 등이 황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집회 장소를 점거하고 있었다.

민중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정당 해산을 당한 옛 통진당의 후신이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옛 통진당 관련 단체가 다수였다"며 "황 대표가 법무장관 때 위헌정당으로 해산당했으니 강한 반감을 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의 집회가 시작되자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앰프를 통해 큰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틀었다.

집회 마친 黃 쫓아가며 물병 던지는 등 물리력

황교안 대표와 조경태 수석최고위원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3일 오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옛 통합진보당의 후신 정당인 민중당 관계자가 통진당 해산을 문제삼는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와 조경태 수석최고위원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3일 오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옛 통합진보당의 후신 정당인 민중당 관계자가 통진당 해산을 문제삼는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한국당은 예정된 식순에 따라 집회를 진행했다.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은 "광주에 오니 광주 기업인들이 너무 어렵다더라. 한국당이 나서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달라더라"며 "위대한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 한국당이 광주를 비롯한 지방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외쳐 참여한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오늘의 갈등은 매우 안타깝다.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많이 헤어리고 담아내겠다"며 "한국당을 지켜봐달라. 이러한 갈등도 함께 치유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 대표는 "광주·전남 주민들의 마음도 우리나라가 자유롭고 평화로운 자유민주주의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광주·전남의 애국시민 여러분들이 피 흘려 헌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훼손되고 있는데, 이래도 되는 것이냐"며 "이제 우리 한국당이 자유를 사랑하는 분들과 이 땅의 자유를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앰프 공세' 속에서도 황 대표 등이 의연하게 연설을 이어가며 끝내 한국당 집회를 무산시키는데 실패하자, 옛 통진당 후신 단체 관계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역사 내로 이동하는 황 대표 일행을 따라가며 물병을 던지는 등 물리력 행사에 나섰다.

황 대표가 역사 2층 대합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자,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앞뒤에서 막아섰다. 이 때문에 같은 시각, 철도를 이용하려던 많은 광주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黃 "지역갈등의 시대 끝내고 이제는 하나돼야
광주시민들도 그런 생각 가진 분들 많을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전북 전주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하고 있다. 전주역 광장 집회는 오전의 광주송정역 장외집회와는 상반된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전북 전주역 광장에서 '민생대장정' 장외집회를 하고 있다. 전주역 광장 집회는 오전의 광주송정역 장외집회와는 상반된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같은날 같은 호남에서도 오전과 오후의 분위기가 상반된 것은 옛 통진당 후신 단체 관계자 등 조직적으로 소란을 준비하고 있던 세력의 유무에 의해 갈렸다는 게 중론이다.

집단적인 구호 제창과 민중가요 재생 등만 없었다면, 광주송정역 장외집회의 분위기도 전주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개연성도 엿보였다. 광주에서도 조경태 최고위원이 연설하던 중, 한 시민이 황 대표에게 다가와 악수를 요청했다. 황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 또다른 시민이 다가와 함께 '셀카'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일부 단체들이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진행되는 자유한국당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반민주적 행태가 있었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은 굴하지 않고 예정된 순서에 따라 최고위원 발언과 대표 연설 순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광장의 시민들은 문재인정부 폭정의 실상을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광주송정역 플랫폼에서 익산행 호남고속선 열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하나의 나라인데 지역 간의 갈등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정말 하나가 돼야 한다"며 "단일민족인 하나의 나라가 나뉘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광주시민 여러분들 중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