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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선 사건] 정경두 "은폐 없었다"…'셀프조사' 논란 더 불붙나


입력 2019.07.04 03:00 수정 2019.07.04 05:51        이배운 기자

국방부 합조단이 군 수뇌부 조사…의혹 제대로 살폈을까

8군단장 보직 해임…꼬리만 자르고 수뇌부는 책임 회피

국방부 합조단이 군 수뇌부 조사…의혹 제대로 살폈을까
8군단장 보직 해임…꼬리만 자르고 수뇌부는 책임 회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근 북한 주민들이 목선을 이용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정박한 것과 관련해 가진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근 북한 주민들이 목선을 이용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정박한 것과 관련해 가진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방부가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허위보고·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군 수뇌부를 조사하는 이른바 '셀프조사'를 통한 결론이기 때문에, 핵심 쟁점을 흐지부지 시켜 책임 회피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향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 목선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우리 군의 경계작전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경계작전 실패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과오로 관련자들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을 통해 관련사실을 알리는 과정을 살펴본 결과, 사실을 축소·은폐하려던 정황은 없었다"며 "초기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해 충분하고 정확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목선에 타고 있던 선원 일부는 남한 문화를 동경해 분명한 귀순 의도를 가지고 스스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지난달 17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첫 브리핑 당시 어선이 발견된 위치에 대해서 "삼척항 인근"이라며 경계 중 군이 발견한 것처럼 발표했다. 해상 감시 체계 부실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부분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의장이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의장이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같은 언론 발표문은 장관의 최종 승인을 거치는 만큼 정 장관도 사건 축소·은폐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그러나 이순택 국방부 감사관을 단장으로 하는 합동조사단이 정 장관을 조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이 지난달 17일과 19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백브리핑에 참석한 것이 밝혀졌다. 이에 청와대가 사건 축소·은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지만 관련해서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조사단이 보여주기식 조사결과를 내놓는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해 "철저히 조사하고 투명하고 소상하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우려대로 정 장관은 군 수뇌부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정황이 없다'고 일축하고 경계책임 부대인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하는데 그쳤다. '꼬리만 자르고 수뇌부는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전직 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진짜 문제는 사건을 덮으려고 한 군의 태도와 청와대의 개입 논란인데 이에 대한 제대로된 후속조치는 거론되지도 않았다"며 "책임부대장 문책 및 감시 장비 강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들끓는 여론을 진정 시키기 위한 생색내기 의도가 짙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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