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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port] 여배우 앞세운 '정글의 법칙'…화 키운 해명


입력 2019.07.08 09:36 수정 2019.07.08 09:53        김명신 기자

태국 멸종위기종 대왕조개 관련 수사 착수

제작진 "규정 숙지 못해"…공문 공개 파장

태국 멸종위기종 대왕조개 관련 수사 착수
제작진 "규정 숙지 못해"…공문 공개 파장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SBS ‘정글의 법칙’이 현지 규정 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SBS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SBS ‘정글의 법칙’이 현지 규정 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SBS

프로그램을 향한 분노를 넘어서 폐지 청원글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출연 스타를 보호하지 않는 입장 발표와 더불어 실제 제출한 공문까지 공개되며 비난의 화살이 더욱 쏟아지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SBS ‘정글의 법칙’을 향한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첫방송 이래 다양한 잡음이 있었던 적은 있었지만 존폐위기를 둘러싼 최대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사안이 중대한 만큼, 문제 해결을 둘러싼 추가 입장이나 논란의 연예인을 둘러싸고 입장 표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공식 사과’ 단 한 번으로 일단 수습에 나선 상태다.

사건의 발단이 된 장면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서 출연진들이 태국 남부 꼬묵섬 인근 바다에서 식량을 구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과정에 있다. 배우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 이후 출연진들이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

해당 대왕조개가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자 제작진은 “현지 공공기관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 때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동행했으며 그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을 했다.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가 태국 국립공원 측이 강경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 나오자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현지 다수 매체들은 ‘문제의 여배우(이열음)를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두 가지 혐의로 지난 3일 경찰에 고발’, ‘제작진 사과 불구 형사 사건이며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것’, ‘명백한 범죄 행위’, ‘최대 징역 5년 형’ 등 해당 배우를 향한 피소 소식과 더불어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며 사태가 심각함을 전했다.

태국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고 있는 대왕조개를 채취할 경우에는 최대 2만 바트(약 76만원)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두 처벌 모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는 입장과 달리, 경향신문에 따르면 태국 현지 매체들은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태국 관광 스포츠부에 보냈던 공문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SBS ‘정글의 법칙’이 현지 규정 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SBS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SBS ‘정글의 법칙’이 현지 규정 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SBS

해당 보도에서 제작진은 ‘태국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으로 송출하지 않겠다. 촬영 원본을 편집해 배우들이 국립공원의 통제 하에 하룻밤의 머물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해당 문서에는 ‘정글의 법칙’ 연출은 맡은 조용재 PD의 이름과 서명이 적시돼 있다는 것.

공문이 사실일 경우, ‘대왕조개 사냥’을 둘러싸고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제작진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준수하지 않은 것과 더불어 상황을 모르고 촬영에 임한 이열음의 피소와 관련해 출연진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부분 역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은 사건이 불거지자 ‘이열음이 대왕조개 사냥의 심각성을 몰랐을 것’, ‘위험이 많은 예능이다 보니 사전 회의가 있었을 것’, ‘촬영 현장 준수 수칙 등이 미리 언급됐을 것’ 등을 꼽으며 제작진이 책임지고 이열음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배우 이열음씨의 징역 최대 5년 면제를 요청하고,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올바른 엄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인은 “이번 일은 정글의법칙 PD와 제작진의 잘못이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이열음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초부터 태국 코디네이터와 제작진의 충분한 사전에 대한 내용을 이열음에게 제대로 알려주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동안 수차례 다양한 잡음들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만큼은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현지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각 국의 모습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에서 해당 ‘현지 규정을 충분히 숙지 못했다’는 어불성설 해명도 모자라, 출연진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소되는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의 명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논란이 일자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대왕조개 채취·요리 장면이 담긴 동영상 클립 등을 삭제 조치했다. 그러나 사과와 삭제가 아닌 국내외 여론을 향한 제작진의 솔직한 해명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열음이 사건의 핵심이 아닌, ‘정글의 법칙’이 논란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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