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올 들어 26% 오른 뒤 주춤…진로홀딩스 등은 상한가 행진
“쉬어가는 시기…2만원선 지지대에서 3분기 실적 흐름 따라 상승 가능”
하이트진로, 올 들어 26% 오른 뒤 주춤…진로홀딩스 등은 상한가 행진
“쉬어가는 시기…2만원선 지지대에서 3분기 실적 흐름 따라 상승 가능”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하이트진로가 수혜주로 조명받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하이트진로는 업계 경쟁 과열 속 수입 맥주의 고성장세와 판촉비 증가로 인해 맥주사업 불황을 겪고 있다. 그러나 맥주 신제품 ‘테라’의 흥행으로 탄력을 받은 가운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효과까지 겹치면서 추가적인 주가 반등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하이트진로는 전장 대비 0.24% 오른 2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1일 종가 기준 2만3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달 22일에는 2만2050원으로 8.6% 상승했다. ‘테라’의 선전과 일본 보이콧 운동 등에 힘입어 치솟은 주가는 23일부터 한풀 꺾여 다시 2만원선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26.6%나 오른 수치다.
이날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4.52% 오른 1만4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우선주인 하이트진로홀딩스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규제가 시작된 뒤 하이트진로홀딩스 우선주 주가는 지난달 29일, 30일에 이어 이날까지 세 번이나 상한가를 쳤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도 29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문은 2014년 이후 지속해서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다. 먼저 맥주 시장 과열 경쟁과 수입맥주 공세가 맞물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판촉비 부담이 늘어났다. 여기에 주 52시간제가 도입돼 국산맥주의 최대 소비시장인 주점·식당에서 맥주 소비량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겹쳤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수익성 악화의 이유는 대부분 판관비 증가”라며 “올해 판관비율은 2%p 가까이 상승이 예상되고 신제품 안착을 위해 집행한 광고선전비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판매촉진비와 지급수수료도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부분인 만큼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신제품 ‘테라’의 호조가 기존 ‘하이트’의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3월 6년 만에 출시한 맥주 신제품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139만병(330㎖ 기준)을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주력 제품인 참이슬과 섞어 마시는 ‘테슬라’주가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 돌풍을 일으킨 결과다.
홍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는 이번 여름 롯데칠성과 함께 대장주 역할을 지속할 사업자로, 아직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일본산 불매운동이 토종 맥주업체인 하이트진로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함께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경우 최대주주가 외국계회사다.
지난달 1일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국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본격화 되면서 일본산 맥주의 매출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맥주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30.1% 감소했다고 밝혔다. 불매운동 시작 이후 맥주 소비량은 급격히 줄고 있다. 7월 첫째 주에는 일본 맥주 매출 감소율이 24.2%였지만 둘째 주에는 33.7%, 셋째 주에는 36%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맥주 상당수가 국내 업체를 통해 들어온다는 점에서 오히려 일정 부분의 피해도 예상됐다. 아사히는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한다. 하이트진로 역시 기린 이치방을 수입·판매 하고 있고 산토리는 오비맥주의 수입품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도 기린을 연간 한 400억원 정도 팔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빠지는 것은 부담이지만 아사히의 경우 연간 1200억원 가량을 판다”며 “아사히 매출이 줄면서 전체가 아니더라도 국산 맥주 쪽으로 일부 수혜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3분기부터는 하이트진로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도입 예정인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면 리베이트가 줄면서 판관비가 절감될 것”이라며 “또 테라가 순항 중이고 뉴트로 ‘진로’ 판매도 예상 밖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주·맥주 사업 모두 3분기 매출이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들어 주가 흐름이 주춤해진 것에 관해선 “일단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는 낮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도 조금 쉬어가는 것 같다”며 “다만 지금은 다른 경기민감 업종(시클리컬) 대형주들도 많이 빠진 상황으로 수급 쪽 문제”라고 판단했다. 그는 “주가는 2만원대에선 지지가 될 것이고, 실적 흐름에 따라서 상승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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