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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나경원·유기준 '언중유골'에 몸 바짝 낮춘 윤석열


입력 2019.08.09 05:00 수정 2019.08.09 06:08        정도원 기자

"사람에 충성 않는다는 말 유효하냐" 돌직구

윤석열, '인연'으로 접근해 마음 녹이려 시도

"사람에 충성 않는다는 말 유효하냐" 돌직구
윤석열, '인연'으로 접근해 마음 녹이려 시도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 8일 국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와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찾아온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만남에서 '뼈 있는 한마디'를 연속으로 던졌다. 윤 총장은 자세를 바짝 낮추고 '인연'으로 야당 인사들의 마음을 녹이려 시도했다.

황교안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윤 총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알다시피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크게 세 종류의 범죄영역이 있는데 그에 맞는 검찰 인사들이 배치돼야 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편향적으로 치우친 인사가 된 것 아니냐"고 면전에서 핀잔을 줬다.

형법전이 분류한 범죄의 편제에 따라 각각 형사·강력·특수·공안 등 검찰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부서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들이 배치·수사해야 하는데, '윤석열 체제' 성립 이후 공안에서 잔뼈가 굵은 '공안통'들이 대거 인사에서 쓴잔을 마시고, 공안부서 요직도 '비전공자'들의 차지가 됐다는 지적에 황 대표가 유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윤 총장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접견한 유기준 위원장도 "날씨가 굉장히 뜨거울 때 총장이 됐는데, 되고나서 인사한 것을 보니 받아들일 사람들이 차갑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고 역시 인사 편향 문제를 꼬집었다.

유 위원장은 "지난 번에 말했던 유명한 말 있지 않느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며 "유명한 말을 했는데 여전히 유효하냐"라고 돌직구를 꽂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윤 총장을 접견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에 국정철학의 수행을 위해 일부 검찰이 집권세력 쪽에 쏠려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과거 윤 총장 자신도 자유롭지 않은 '적폐몰이' 수사를 꼬집더니 "이제는 국정 중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달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처럼 한국당 핵심 지도부로부터 '뼈 있는 말'을 연신 들은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 자세를 바짝 낮추며 상황을 돌파했다.

黃 향해선 "공당의 대표지만 검찰의 대선배"
兪와는 학창 시절 돌아가 70분간 '이야기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검찰 선배이자 '공안통'인 황 대표를 향해 윤 총장은 "공당의 대표지만 검찰의 대선배이기도 한 우리 대표께서 늘 검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지적해준 말씀은 검찰업무를 처지하는데 아주 신중히 받아들여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법대 78학번과 79학번으로 한 학번 차이인 유 위원장을 향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인연'을 내세워 접근했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와는 달리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을 담당하는 유 위원장과는 앞으로도 얽힐 일이 많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유 위원장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일격에 대해 밝게 웃으며 "물론이다. 충성이라는 것은 대상이 국가와 국민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받아넘겼다.

이어 유 위원장을 향해 "학창 시절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후배들도 사랑해주신, 후배로부터 존경받는 선배셨다"며 "이렇게 뵈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유 위원장도 낯빛을 부드럽게 고치며 "총장의 말을 들으니 대학 시절 생각이 간간히 난다"고 화답했다. 이후 유 위원장과 윤 총장은 의원회관에서 1시간 10분 정도 비공개 회동을 했으며, 막판 15분은 검찰 배석자들마저 모두 물리고 단 둘이서만 독대의 시간을 가졌다.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 위원장은 "한 학번 선후배 아니냐. 아무래도 본인이 후배니까 들은 것도 많고 생각나는 것도 많은 것 같더라"며 "학창 시절 추억 이야기를 너무 오래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에 검찰 관계자들마저 모두 물린 독대와 관련해서도 "그분들은 몰라도 되는 학교 있을 때의 이야기"라며 "한 학번 선후배 사이니 서로가 함께 친한 사람들이 좀 있더라. 서로 '내가 누구누구와 친하다' 그런 것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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