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충성 않는다는 말 유효하냐" 돌직구
윤석열, '인연'으로 접근해 마음 녹이려 시도
"사람에 충성 않는다는 말 유효하냐" 돌직구
윤석열, '인연'으로 접근해 마음 녹이려 시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와 유기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찾아온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만남에서 '뼈 있는 한마디'를 연속으로 던졌다. 윤 총장은 자세를 바짝 낮추고 '인연'으로 야당 인사들의 마음을 녹이려 시도했다.
황교안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윤 총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알다시피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크게 세 종류의 범죄영역이 있는데 그에 맞는 검찰 인사들이 배치돼야 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편향적으로 치우친 인사가 된 것 아니냐"고 면전에서 핀잔을 줬다.
형법전이 분류한 범죄의 편제에 따라 각각 형사·강력·특수·공안 등 검찰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부서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들이 배치·수사해야 하는데, '윤석열 체제' 성립 이후 공안에서 잔뼈가 굵은 '공안통'들이 대거 인사에서 쓴잔을 마시고, 공안부서 요직도 '비전공자'들의 차지가 됐다는 지적에 황 대표가 유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윤 총장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접견한 유기준 위원장도 "날씨가 굉장히 뜨거울 때 총장이 됐는데, 되고나서 인사한 것을 보니 받아들일 사람들이 차갑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고 역시 인사 편향 문제를 꼬집었다.
유 위원장은 "지난 번에 말했던 유명한 말 있지 않느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며 "유명한 말을 했는데 여전히 유효하냐"라고 돌직구를 꽂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윤 총장을 접견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에 국정철학의 수행을 위해 일부 검찰이 집권세력 쪽에 쏠려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과거 윤 총장 자신도 자유롭지 않은 '적폐몰이' 수사를 꼬집더니 "이제는 국정 중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달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처럼 한국당 핵심 지도부로부터 '뼈 있는 말'을 연신 들은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 자세를 바짝 낮추며 상황을 돌파했다.
黃 향해선 "공당의 대표지만 검찰의 대선배"
兪와는 학창 시절 돌아가 70분간 '이야기꽃'
검찰 선배이자 '공안통'인 황 대표를 향해 윤 총장은 "공당의 대표지만 검찰의 대선배이기도 한 우리 대표께서 늘 검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지적해준 말씀은 검찰업무를 처지하는데 아주 신중히 받아들여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법대 78학번과 79학번으로 한 학번 차이인 유 위원장을 향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인연'을 내세워 접근했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와는 달리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을 담당하는 유 위원장과는 앞으로도 얽힐 일이 많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유 위원장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일격에 대해 밝게 웃으며 "물론이다. 충성이라는 것은 대상이 국가와 국민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받아넘겼다.
이어 유 위원장을 향해 "학창 시절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후배들도 사랑해주신, 후배로부터 존경받는 선배셨다"며 "이렇게 뵈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유 위원장도 낯빛을 부드럽게 고치며 "총장의 말을 들으니 대학 시절 생각이 간간히 난다"고 화답했다. 이후 유 위원장과 윤 총장은 의원회관에서 1시간 10분 정도 비공개 회동을 했으며, 막판 15분은 검찰 배석자들마저 모두 물리고 단 둘이서만 독대의 시간을 가졌다.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 위원장은 "한 학번 선후배 아니냐. 아무래도 본인이 후배니까 들은 것도 많고 생각나는 것도 많은 것 같더라"며 "학창 시절 추억 이야기를 너무 오래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에 검찰 관계자들마저 모두 물린 독대와 관련해서도 "그분들은 몰라도 되는 학교 있을 때의 이야기"라며 "한 학번 선후배 사이니 서로가 함께 친한 사람들이 좀 있더라. 서로 '내가 누구누구와 친하다' 그런 것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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