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기아차 대표, 노조 파업에 "공장폐쇄·감원 3사를 보라"
전 직원에 담화문 보내 "생존과 고용안정 위해 경쟁력 높일 때"
전 직원에 담화문 보내 "생존과 고용안정 위해 경쟁력 높일 때"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부사장)가 1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기아차 노동조합을 향해 “경쟁력을 잃고 공장패쇄와 감원,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3사를 거울 삼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 대표는 이날 전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자동차산업은 전대미문의 대전환에 처해 있다. 오랜 경기침체와 보호무역 파고에 세계 신차 판매가 부진에 빠져 있으며 4차산업 혁명의 거센 바람은 자동차산업에 근본적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교섭에만 매몰되어 있을 때가 아니며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비효율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전세계 완성차기업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경쟁력을 잃고 공장패쇄와 감원,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3사를 거울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으로 공장을 폐쇄하거나 감원을 단행하고도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어려운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16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격려금 150%+3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등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마련했다. 하지만 이 안은 13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2만9370명 중 1만5159명(51.6%)의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사측에 더 나은 조건의 2차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압박하기 위해 18일부터 부분파업에 착수했다. 이날 주간조와 야간조가 2시간씩, 19일엔 4시간씩 파업을 진행한 뒤 오는 20일까지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시간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해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16차례의 교섭을 통해 노사가 만들어낸 의견일치안이 직원 여러분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자동차산업 격변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결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져 매우 유감이며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교섭 대표로서 더 참담한 것은 이번 단체교섭과 합의안 부결 과정에서 그동안 쌓여온 우리 노사의 왜곡된 관행들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현장의견그룹은 아무 논리도 명분도 없이 왜곡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앞장 섰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대표는 “교섭에만 매달려 소모적 줄다리기를 할 때가 아니라 고객에게 호평받는 신차 성공을 이어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회사는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우리 모두의 존립 기반을 지킬 수 있도록 원칙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노조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를 바라보는 고객과 국민의 눈초리가 차갑다. 대표이사로서 신문기사와 비난 댓글에 눈을 뜨기 힘든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며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얼마나 가혹한지 냉철히 직시하고 생존과 고용을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리는 기아인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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