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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인 대표 체제 유지...안정 속 변화 꾀했다


입력 2020.01.20 10:18 수정 2020.01.20 10:4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위기 고조 리스크 최소화 속 성과주의 기조 유지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등 50대 4명 전진배치

왼쪽부터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이상 사장).ⓒ삼성전자 왼쪽부터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이상 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성과주의 기조를 반영한 인사로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


사업 전반적으로는 작년에 이어 대표이사 3인을 유임시키면서도 50대 젋은 사장들을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삼성전자가 20일 발표한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는 전경훈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을 비롯 사장 승진자 4명이 배출됐고 위촉업무 변경 5명을 포함, 총 9명에 대해 인사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 2018년 말에 이뤄진 ‘2019년 정기 인사’에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단 2명에 그친 것에 비해서는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이전 해였던 2018년 인사에 비해서는 줄어들었다. 지난 2017년 말 단행된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4명 등 총 14명 규모로 이뤄졌다.


이같은 사장단 인사 규모는 안정 속 변화를 꾀하면서도 성과주의 기조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인 원칙인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변화를 주되 안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사를 단행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와 스마트폰·가전 경쟁 심화 등 글로벌 사업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의 재판과 수사가 현재 진행형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서 대규모 인사가 자칫 회사의 미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를 넘기긴 했지만 설 연휴 전에 인사를 단행한 것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엿보인다. 삼성은 대개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다음해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는데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과 20여명의 전현직 임원 등 회사 핵심 경영진이 여러 재판과 수사를 받는 등 변수가 커진 탓으로 인해 해를 넘겼다.


하지만 인사 지연으로 인해 조직 내 불안감이 높아지고 대내외적 우려가 커지면서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설 연휴 전에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지난해 인사를 단행하지 못하면서 신년 사업계획을 짜지 못하고 새해를 맞아 올해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룹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삼성이 해를 넘겨 인사를 실시한 것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변수가 커지면서 인사는 이듬해 5월까지 미뤄졌었다.


인사 내용에서도 이러한 안정 속 변화와 성과주의 기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당초 예상대로 김기남 부회장(디바이스솔루션·DS), 김현석 사장(소비자가전·CE), 고동진 사장(IM) 등 3인 부문장 대표체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각 부문장이 겸직 자리를 하나씩 떼면서 책임경영과 성과주의 강조에 방점이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을, 김현석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장을 떼냈다.


3명의 부문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업부장에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는 것이다. 종합기술원장 자리에는 황성우 부원장(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선임됐고 무선사업부장에는 노태문 개발실장(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생활가전사업부장에는 부사장급 인사가 새로 선임될 예정이다.


50대 인사들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전경훈(네트워크사업부장)·황성우(종합기술원장)·최윤호(경영지원실장)·박학규(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은 모두 50대 인사들이다.


회사측은 “50대 젊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게 했다”며 “경영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전략적 사업 능력을 중시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인사가 단행될 예정으로 이후 변화·쇄신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도 뒤따를 전망이다. 일단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법정구속으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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