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옥중서신, 박근혜 이름 끌어들인 '우후죽순 신당' 향한 경고"

범여권 향해선 "굉장한 호기로 생각하는 모양

옥중에 있는 분 정치로 끄집어내지 말라" 일침

"유영하, 험지 나가주면 좋겠지만 판단 있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 박 전 대통령의 국무총리 제안을 수락한 적 있었던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박근혜 옥중서신'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사진은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016년 11월 박 전 대통령의 거국중립내각 총리 제안을 받아들여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박근혜 옥중서신'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을 끌어들여 신당 창당을 일삼은 분열 세력들을 향한 경고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를 악용해 현 정권 '심판선거'의 성격을 희석하려 하는 범여권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6일 오전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박근혜 옥중서신'을 가리켜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뭘 하라'는 이야기가 없고, 주로 태극기를 든 분들에 대해서 당부했다"며 "본인 이름을 끌어들여 우후죽순으로 당을 만드는 데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앞서 홍문종 의원은 친박신당 창당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결국 중앙당 창당 직전까지 메시지가 나오지 않자 "친박신당이 사는 유일한 방법이 대통령 메시지가 있어야 살기 때문에, 다른 메시지는 가짜 메시지이고 메시지는 우리한테서 나온다고 이야기했었다"며 "이렇게 하면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후 정작 메시지는 지난 4일 유영하 변호사에 의해 나왔다. 의외의 시점에 내용도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라"는, 친박신당 입장에서는 전혀 기대 밖의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김병준 전 위원장은 "지난 번에도 특정 정당이 박근혜 대통령 메시지를 공개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지 않았느냐. 그 때도 내놓지 않은 것 자체가 사실 경고"였다며 "경고를 계속 보냈는데도 선거를 앞두고까지 이렇게 가니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인데도 자유공화당은 메시지가 나오자 미래통합당을 향해 통합 방안을 내놓으라며, 우선 공천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공천 지분 요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옥중서신'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그 분(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렇게 (자유공화당으로 하여금) 공천을 요구하도록 할 정도였다면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시작되는 중에 그 서신을 내놨을 것"이라면서도 "(메시지를) 공천심사가 다 끝나갈 시점에 내놨다. 시점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신저'인 유영하 변호사의 미래한국당 입당과 비례대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을 향해서는 "원래 정치를 했던 분 아니냐"라며 "보통 사람의 생각 같아서는 박근혜 대통령 이름으로 정치를 하는 분 같으면 비례대표를 신청하는 것보다는 좀 험지에 나가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의 기대고, 본인은 본인 나름대로의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의당 등이 옥중서신을 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이 건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것을 굉장히 호기로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옥중에 있는 분을 정치로 끄집어내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나아가 "편지 한 장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하느냐)"라며 "자꾸 감옥에 계신 분을 그렇게 정치로 끄집어내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