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건물 및 주총장 입구서 철통 검역
해외 주주 사내·외이사 선임 반대했지만 원안 처리
200여명 참석, 주요 안건 30분만에 속전속결 진행
25일 개최된 롯데케미칼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는 모든 안건이 속전속결 처리되며 30여분만에 종료됐다. 일부 해외 연기금이 이영준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원안대로 의결됐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 시작 전 도착한 건물 입구는 방역 관리 지침과 총회장 건물 보건안전수칙에 따라 열화상 카메라가 자리를 지켰다.
카메라 앞에 선 보안요원 2명은 출입구를 오가는 이들의 체온을 화면으로 살피며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주총장 입구에서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검역이 이어졌다. 마스크 착용 여부와 체온 측정, 손 소독제 배부 등을 실시했다.
주총장 입장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코로나19로 예년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한 덕분에 주총은 예정대로 9시에 시작을 알렸다.
롯데케미칼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가진 주주 수는 4만명을 넘어선다. 이날 현장에는 약 200여명만 자리를 지킨 가운데 주요 안건이 논의됐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 44기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를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 건 ▲ 정관의 변경 ▲ 이사 선임 ▲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변경의 건을 결의사항으로 올렸다.
이번 주총에 오른 일부 안건에 대해 해외 연기금 등에서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찬성 의견이 많아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해외연기금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은 첨단소재사업 대표인 이영준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금로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관료 출신 5명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OTPP 측은 반대 의견으로 "이사회 구성이 독립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미달된다"고 제시했다.
주주들은 일부 안건에 대해 영업보고 내용으로 갈음할 것을 요청했다. 주주들은 모든 안건에 "동의합니다", "제청합니다"라고 답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합병에 따라 토목과 건설자재의 제조, 가공, 판매 시공업을 영위한다는 안건을 정관에 담았고 이 또한 통과됐다.
이사회 의장인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올해 경영환경은 코로나19 사태에 석유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유가 변동성 등으로 녹록치 않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7위 화학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합병한 롯데첨단소재와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적책임 강화 차원에서 환경 이슈에 적극 대응할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