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최고위, 연일 막말한 차명진 만장일치 제명 결정
앞서 '탈당 권유' 경고에도 막말 이어가…'보수궤멸의 원흉' 비난 자초
황교안 "자제 기회 줬는데도 또 막말…국민 마음 아프게 하는 정치 안돼"
미래통합당이 13일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했다. 4·15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차 후보의 연이은 막말로 중도층의 표심 이탈이 감지되자 결국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차 후보의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0일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부적절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차 후보에게 '탈당 권유' 조치를 내린 바 있으나 이후에도 차 후보의 막말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결국 최고위 차원에서 직권으로 제명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차 후보는 후보 자격을 박탈당해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황교안 대표는 제명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이제 해서는 안 된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오늘 최고위에서 제명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당 지도부가 차 후보의 제명 결정을 신속하게 내린 배경에는 3040 중도층의 표심 이탈이 주된 원인이 됐다.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에서 당내 싱크탱크로부터 통합당과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의 예상 의석수를 합해도 개헌저지선(100석)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왜 이런 일이 지난 일주일 간 벌어졌는지 되짚어봤다.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건 차명진 이슈"라며 "저희 판세분석에서도 3040 중도층이 기우는 현상이 뚜렷하다. 오늘 아침 황교안 당대표 및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등 모든 분들이 개탄을 했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묵과할 수 없다 판단해 차 후보에 대한 제명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통합당이 뒤늦게 제명이라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는 이조차도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차 후보를 향해 '보수궤멸의 원흉'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차 후보의 막말 논란이 불거졌던 시점부터 즉각적인 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당 윤리위서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인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고,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한심하다"고 꾸중한 바 있다. 황 대표 또한 "국민들께서 이미 후보자격을 박탈했다고 생각한다. 윤리위의 탈당 권유 결정이 내려졌고, 지금부터 차 후보는 더 이상 우리 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를 두고도 부족한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이런 사람에 대해서 좀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그런 발언을 한 부분에 관해서 최고위가 심각하고 중요하게 판단한 것"이라며 "(공천이 애초에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한 것이다. 지금 다시 과거의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