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상대로 대역전극 일궈
보수분열 속에서도 이뤄내 더욱 값지다는 지적
당권 직행? 국회부의장 우회? 진로 '관심 집중'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되면서 충남 최다선인 5선 의원이 됐다.
정진석 통합당 후보는 16일 오전 2시 현재 개표율 99.9%에서 48.6%의 득표율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46.4%)를 제치고 5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4·15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은 보수 분열이 발생하면서, 선거를 완주한 보수 성향의 김근태 무소속 후보가 3.0%, 정연상 무소속 후보가 0.6%를 잠식한 속에서도 얻은 승리라 더욱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정진석 후보는 6선 의원을 지낸 정석모 자민련 부총재의 아들로 충남 공주 출신이다. 한국일보에서 오랫동안 정치부 기자로 뛰면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을 모두 담당해봤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연립여당이던 자민련 김종필 전 총리가 전격 발탁해 충남 공주연기에서 출마, 당선됐다. 이후 4선 고지에 오르는 동안 새누리당과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사무총장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거쳤다.
이번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겪게 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강한 도전에 직면했으나, 위기를 극복하고 5선 고지 등정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한 충청권 대표 정치인으로 우뚝 서게 됐다. 당장 '권력 진공 상태'에 빠지게 된 미래통합당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통합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비켜서는 방법도 있는 등 다양한 정치적 진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석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승리의 기쁨은 잠시 내려놓는다. 공주부여청양 주민 여러분의 진심이 담긴 한 표, 한 표의 의미를 생각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또, 나는 당선의 영광을 안았지만, 통합당은 문재인정권을 막아내기 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매섭게 심판받은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충청의 대표선수로 키워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공주부여청양 지역을 도약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