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집단 성폭행' 피해자 오빠 "경찰이 CCTV 고의 삭제 의심"

9일 오후 같은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15)군과 B(15)군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인천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행 장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고의로 삭제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피해자 측의 진정이 제기됐다.

21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 중학생의 오빠인 A씨는 이날 인천지방경찰청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가해자 측이 담당 수사관과 내통해 유일한 사건 현장 영상 자료인 CCTV 영상 일부를 삭제했다고 의심된다"며 "수사관이 CCTV 영상을 확보할 당시 촬영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라진 CCTV 영상은 피의자인 B(15)군 등 중학생 2명이 지난해 12월 23일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피해자를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서 끌고 가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은 범행 시점으로부터 3일 뒤인 26일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찾아 해당 CCTV 영상을 열람하고 촬영했으나 해당 장면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검찰에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피의자들의 특수강간(집단성폭행) 범행 시점 직전부터 직후까지의 영상자료만 사라진 것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이 같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해당 수사팀이 속한 경찰서 서장에게 이번 달 8일부터 이틀 연속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B군 등 중학생 2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양에게 술을 먹인 뒤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잇따라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부실 수사 의혹이 일자 자체 감찰 조사와 인천 지역 10개 경찰서의 성폭력 사건 등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