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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집단감염 확산기로…정부는 '뒷북' 보완


입력 2020.05.28 14:05 수정 2020.05.28 14:2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환자 82명

1600명 근무 콜센터와 연결고리 확인돼

정부는 뒤늦게 물류센터 현장점검 나서

서울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쿠팡 물류센터 관련 집단감염이 확산기로에 접어들었다.


27일 오전 기준 관련 환자가 80명을 넘어선 가운데 감염 연결고리가 콜센터로 이어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경기도 부천시의 쿠팡 물류센터 집단발생과 관련해 오늘 11시 기준으로 총 82명의 확진자가 확인되었다"며 "물류센터 직원이 63명이고 접촉자가 19명"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밀접 접촉자 외에도 노출이 가능한 물류센터 근무자와 방문객 4159명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고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저인망식 대응에 따라 당분간 환자가 늘어나겠지만 이를 통해 추가 확산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미 진행된 '조용한 전파'의 규모다. 물류센터와 연관성을 가진 확진자가 지역사회 감염의 핵심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한 동선 공개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진단검사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확진자가 다수 확인됨에 따라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역학조사 범위를 최대한 확대하고 있으나 감염전파 속도가 빨라 역학조사를 통한 추적 이전에 지역사회로 전파되었거나 지금도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이태원 클럽 방문 이력이 있는 '거짓말' 인천 학원강사 사례를 보면, 확진 판정 시점에 이미 4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원강사 관련 전파는 확진 판정 이후 19일 동안 7차 전파까지 확인된 상황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환자의 가족 등 2차 전파 사례가 지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부천 소재 콜센터로 감염 연결고리가 이어져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23~24일)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콜센터 직원 A(27)씨는 지난 25일 출근 후 증상을 감지해 회사에 보고한 뒤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다음날 진단검사를 받은 A씨는 지난 27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가 근무하는 콜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콜센터로 층별 250명 전체 16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A씨가 근무했던 7층 직원 전원에 대해 자가격리를 시행중이라고 밝혔다.


"물류센터 집단감염 불가항력적"
정부, 뒤늦게 현장점검 나섰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재시행엔 선 그어


전문가들은 물류센터 등 방역 취약지대의 방역 지침 준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방역 컨트롤 타워 역할을 주문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사실은 불가항력적"이라며 "많은 인원수가 근무하는 직장에선 (방역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상황인식이 안이하다"며 "일관된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명확하게 상황을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물류센터 현장점검을 바탕으로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방역 취약지대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됐었던 만큼 '뒷북' 행정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김강립 총괄조정관은 "물류시설에 대한 방역점검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수도권 대규모 물류시설을 대상으로 내일부터 2주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현장점검‧역학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물류시설 생활방역지침'을 추가 보완할 방침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재시행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아직은 추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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