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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수도권 집단감염…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까


입력 2020.06.08 14:59 수정 2020.06.08 15:1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열흘간 신규환자 40명대

산발적 집단감염 끊이지 않는데

방역망 밖 확산 우려까지 커져

전문가들 "사회적 거리두기 돌아가야"

친구들과 서울 잠실 롯데월드를 방문했던 고등학생의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가 영업을 중지한 채 폐쇄되어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산발적 집단감염 여파로 수도권 코로나19 신규환자가 지난 열흘간 평균 40명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방역 당국이 수도권 지역에 한해 거리두기 강화 방침까지 내렸지만, 이렇다 할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하는 모양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8일 브리핑에서 "오늘 0시까지 발생한 38명의 신규 확진환자 중 지역사회 감염자 33명은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며 "5월 29일부터 수도권의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확진환자는 평균 40명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특정 집단감염 사례에 대한 관리가 끝날 무렵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부터 2주간 환자 발생 양상을 살펴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종교 소모임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마자 방문판매회사‧실내체육시설 등과 연관성을 가진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환자 발생 양상이 질적으로 악화된 것 역시 방역 당국의 고심을 키우는 부분이다. 방역 당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는 19건 △일일 평균 신규환자는 39.6명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은 8.7% 등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 악화가 '수도권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내린 이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 차단과 산발적 연쇄감염의 고리를 끊기 위해 6월 14일까지 약 2주간 수도권 방역관리 강화를 시행키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지역 버스·지하철 이용객이 전주 대비 1.3% 하락에 그치는 등 방역 강화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방역조치 강화 후 처음 맞이한 주말인 지난달 30~31일의 이동량은 한 주 앞선 주말인 23~24일 이동량의 약 99% 수준으로 조사됐다.


방역복을 갖춰입은 방역요원이 야외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돌아가야"
방역 당국은 한 주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


전문가들은 수도권 대규모 확산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거리두기 효과가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갖고 반영되는 만큼, 하루 빨리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신규 확진자수는 물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감염'도 늘어나는 등 "감염 패턴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 패턴(양상)이 늘어날 수록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고, 역학조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방역망 밖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주간 위험도 평가에 따르면 방역망 내 관리비율은 65.5%에 불과하다. 이는 신규환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감염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환자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추가 전파할 수 있는 감염력을 뜻하는 "기초재생산지수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만약 강하게 억제해서 발병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2~3주 뒤에는 더 많은 환자가 발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 전문가들은 지금 수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금 시작한다 해도 1-2주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거리두기 시동을 거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뒤로 2-3주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 시점이) 이미 늦었다. 더 늦어지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회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수도권 방역 강화 지침이 시행된 지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추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완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윤 반장은 "수도권 강화조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조금 더 지났다"며 "6월 14일까지 그 효과를 바라봐야 한다. 이번 주의 상황평가를 조금 더 살펴봐야 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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