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롯데전서 4타수 4안타...데뷔 이래 첫 끝내기 안타
홈런왕 박병호-타점왕 샌즈 없는 라인업에서 해결사 역할
‘홈런왕’ 박병호와 외국인 타자가 없는 키움 라인업에서 해결사는 이정후(22)였다.
이정후는 17일 고척스카이돔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전날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선발투수로 세우고도 패한 키움은 이날은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3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4회 2점을 뽑으며 2-3까지 따라 붙었지만 8회말을 앞두고도 좀처럼 뒤집지 못해 3연패의 암운이 드리우는 듯했다.
자칫 이날 패한다면 6위 롯데와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와 ‘타점왕’ 재리 샌즈가 없는 키움은 해결사가 절실했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한 타자가 이정후다.
이정후는 2-3으로 끌려가던 8회말, 롯데의 바뀐 투수 박진형을 상대로 2루타를 빼앗은 뒤 폭투 때 3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자 김하성 적시타 때 홈을 밟아 3-3 동점을 만드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3-3 팽팽하게 맞선 9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이정후는 롯데 이인복의 5구를 통타, 좌익수 키를 넘어 펜스로 굴러가는 끝내기 2루타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프로 통산 590개의 안타를 기록한 이정후의 데뷔 첫 끝내기 안타다.
4안타를 몰아친 이정후는 타율을 0.362에서 0.379까지 끌어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정후 활약에 힘입어 키움은 연패를 끊고, 공동 4위 자리도 지켰다.
2017년 신인 최다안타 기록(179안타, 타율 0.324)을 세우며 아버지 이종범도 받지 못한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2018시즌에는 2년차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타율 0.355를 찍으며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는 무려 193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종반까지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와 최다안타왕 접전을 펼쳤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3번 타자로 나왔을 때 타율에 비해 타점 생산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를 알고 있는 이정후는 개막에 앞서 “결정적일 때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연습경기 때 터뜨린 끝내기 안타에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매년 성장하는 이정후가 이제는 해결사의 면모까지 갖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