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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니꺼냐"…광복절 서울 도심서 수만명 정부규탄집회


입력 2020.08.16 07:00 수정 2020.08.16 08:34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법원 허용한 집회 지역으로 시민들 대거 몰려

왕복 10차로 전면 통제…"문재인을 파면하라"

정오 시작돼 청와대 행진 시도…경찰과 충돌

'집회 참가자 사망설' 나돌았으나 "사실무근"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을 맞이해 서울 도심에서 문재인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5만여 명의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나와 "나라가 니꺼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 성향 단체 '일파만파'는 15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는 서울시가 금지명령을 내렸으나, 전날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서 합법적으로 열릴 수 있게 됐다.


이에 집회를 금지당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집회 참석 예정자들도 '일파만파' 집회 장소로 몰리면서 동화면세점 앞에 수만 명이 일시에 모이게 됐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집회 참석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관계로 전세버스까지 몰리면서 혼잡을 더했다.


이날 정오 무렵부터 시작된 집회는 오후 1시를 전후해 30여 분간 세찬 소나기가 내렸는데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2시 무렵에는 집회 참석 인원이 점점 불어나며 차도까지 인파가 밀려들자, 경찰은 광화문교차로에서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왕복 10차선 1㎞ 구간을 전면 통제했다.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채운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대형버스 약 70대를 동원해 경복궁 앞에서 행진을 봉쇄했다. 정부서울청사 교차로에서 막힌 집회 인원들은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을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항의했다.


같은날 을지로입구에서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 주최 집회도 열렸다. 4·15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는 이들의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도 집회를 끝낸 뒤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해, 이날 광화문 일대에서는 △부동산 정책파탄 규탄 △추미애 법무장관 전횡 규탄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 △4·15 총선 증거보전신청 지역구 조속 재검표 요구 등 다양한 대정부 구호들이 울려퍼졌다.


전국 각지서 상경…세찬 소나기에도 안 흩어져
정오 시작…오후 10시 40분 무렵에야 최종해산
민노총도 보신각에서 2000명 참석한 행사 진행
진중권, 집회로 文 및 민주당 지지율 반등 전망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보수 단체들이 문재인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보수 단체들이 문재인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후 8시 30분 무렵에는 경복궁역 인근 교차로에서 한 남성이 경찰 병력을 향해 차량 돌진을 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들이 피하면서 부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남성은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경찰버스의 후진으로 집회 참가자가 깔리면서 사망했다'는 소문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경찰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10시 40분 무렵에야 최종 해산됐다.


서울 보신각 앞에서는 민노총이 8·15 노동자대회 기자회견 형식의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이날 당초 안국역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이 또한 서울시에 의해 금지되자 보신각 앞으로 장소를 옮겨 기자회견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자주·평화·통일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결의문에 뒤따라 "한미워킹그룹 해체하라" "한미합동훈련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날 대규모 정부·여당 규탄 집회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반 시민들이) 아무리 정권에 비판적이더라도 '태극기 집회에 몸을 보탤 수는 없다'고 느낀다"라며 "다음 주에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겠다"고 전망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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