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예정됐던 정강정책·당명 개정 작업 연기
"제1야당으로서 국민 안전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
김종인 "국가적 위기 앞에 과하다 싶을 정도 대응도 부족"
비대면 화상회의체제 전환…적극적 여야협력 뜻 내비춰
국회까지 파고든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당의 전면적인 혁신에 나선 미래통합당의 작업도 잠시 쉼표를 찍을 전망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공당으로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코로나 사태 해결에 총력을 다한다는 복안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오는 9월 1일 비대면 개최로 예정돼 있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연기할 방침이다.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당무보다는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부 기류 때문이다.
이번 전국위에서는 당의 미래 가치를 담을 정강정책 개정과 당명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100일이 되는 9월 3일 이를 국민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 등을 담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강정책과 1만 6000여 건의 공모가 접수되며 국민의 많은 관심을 얻었던 당명 개정 작업은 통합당이 심혈을 기울여 온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한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취임 100일에 맞춰 이목이 집중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제1야당으로서 국민 안전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정강정책과 당명 개정이 당의 미래에 있어 워낙 중요한 사안인 만큼, 보다 더 연구하고 심사숙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무가 잠시 미뤄지는 동안 통합당은 방역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소속 의원들에게 "공직자이자 한 사람 한사람 국민된 심정으로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적극 협력하고 임해 달라"며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방역에 관한 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도 부족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소속 의원실 보좌진에 대해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등 사무실 밀집도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시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부터 당 공식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 체제로 전환한 통합당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원내부대표단·원내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 사태 대응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코로나 대응에 당이 만전을 기해 이번처럼 민의의 전당으로서 의사결정이 하루도 빠짐없이 이루어져야 할 국회가 멈춰서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코로나 관련 법안을 향후 숙려기간 없이 우선처리하기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하는 등 적극적인 여야 협력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