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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추미애 힘싣기' 부인에도 '그렇게' 해석되는 이유


입력 2020.09.21 11:23 수정 2020.09.21 12:41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文, 청년에 '공정' 약속했지만 논란 당사자 엄호 모양새

野 결단 촉구에도 침묵…검찰개혁 명분으로 신임 해석

문재인 대통령이 1월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추미애 힘싣기' 해석은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등 '정치적 논란'과 검찰개혁에 대한 신임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침묵이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권력기관 개혁회의'를 주재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및 검경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추진 방안 등 국가정보원·검찰·경찰에 대한 개혁 방안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회의 자체가 추 장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 논란이 불거진 시기에 그를 불러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것 자체에 '정치적 의중'이 깔려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도 아닌 데다, 지난해 2월 1차 회의 이후 1년 7개월 만에 열린다는 점은 이 같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지금 판(추미애 정국)과 연계 시키지 말아 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이 회의는) 프로그램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검찰·경찰 개혁을 검경에 맡기지 않고 그동안 소관 부처인 법무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소임을 부여했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계획된 행사이며, 권력기관 개혁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사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 회의에서 추 장관을 향해 권력기관 개혁 임무 완수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엄호하는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앞서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사에서도 정부 과제로 '공정'을 37번 언급했지만, 이 문제와 연관돼 있는 추 장관 논란에는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청년의 분노는 다독이되,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추 장관에 대한 신임은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을 향한 정치권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공정을 다 깨고 공정을 37번이나 얘기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 장관을 세워 놓고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공정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이 청년의 마음을 읽으려고 했지만 안타깝게 다가서지 못한 느낌"이라며 "공정이라고 하는 키워드가 청년들한테 중요하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고 의식했지만, 오히려 (공정을) 반복하면 할수록 왠지 더 추상적인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청년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추 장관 사태에 대한 침묵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추 장관은 물론 진영 행안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등이 참석한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김창룡 경찰청장은 참석 대상이 아니어서 불참한다. 1차 회의에서도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참석대상이 아니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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