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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은②TK] "추미애 무혐의, 다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


입력 2020.10.02 07:00 수정 2020.10.03 04:3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추석 직전 발표된 '추미애 무혐의'에 민심 폭발

강대식 "'몬살겠다'는 분들께 엎친데 덮친 격"

이만희 "흉작인데 중앙정치 때문에 '울화통'"

"시간이나 빨리 흘러 정권 끝났으면…" 체념도

경북 영천청도의 재선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과 각각 대구 동구을·북구을 의원인 강대식·김승수 의원. ⓒ데일리안·뉴시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권역에서는 추석 명절 직전 발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의 석연찮은 무혐의 결정을 계기로, 안 그래도 컸던 현 정권에 대한 실망 여론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분노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K 정치인들은 '추미애 사태'로 군복무를 갓 마친 젊은 남성이나, 이들로부터 말을 전해듣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가슴에서 울분이 끓어오른다"는 말들이 나왔다며, 야권을 향해서는 내부 갈등을 벌이지 말고 하나로 단합·단결·결속에서 정권의 잘못된 행태에 보다 결연하게 맞서싸우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대구 북을의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추미애 장관이 워낙 적반하장으로 나오니까, 젊은 여성분조차 '가슴에서 울분이 끓어오른다'고 하시더라"며 "젊은 분들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 이번 추미애 아들 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너무나 잘 아는 것들이니까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김승수 의원은 "여당에서 하는 주장들이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이나, 현재 복무 중인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자신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냐"라며 "거기에 대해서 '해도해도 너무한다' '다 거짓말'이라는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대구 동을의 강대식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법무장관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내 자식이었다면 그렇게 됐겠느냐'며 많이 분노하시더라"며 "'무혐의가 나왔다지만 다 자기네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고 대다수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강대식 의원은 "코로나 때문에 '몬살겠다' '도대체 언제적이면 이기 끝나가, 어느 정도 될 것 같노' 하시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런 일까지 터지고나니 우리 시민들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언론 보도를 종합해서 들으시는 귀가 서울에서 정치하는 사람 못지 않게 빠르시더라"고 민심의 생생한 분노를 부연했다.


재선으로 경북의 최다선 의원들 중 한 명인 영천·청도의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기 농민들 입장에서 올해는 날씨가 원체 안 좋아서 흉작인데, 중앙정치 때문에 굉장히 분노하고 '울화통 터진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다"며 "추미애 아들 문제 비난의 목소리가 많으셨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의 국회의원도 "추석 직전에 발표된 추미애 장관 아들 건의 수사 결과를 보면서 다들 '황당하다'고 하시더라"며 "솔직히 우리 지역구민들은 시간이나 빨리 흘러서 이 정권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그 때까지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체념의 분위기까지 있더라"고 설명했다.


연초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TK에서는 현 정권의 이른바 '맞춤형 지원'이 전혀 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 여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수 의원은 "특히 중소기업을 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신용보증기금의 융자를 정부에서는 많이 내려보내는 것처럼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저리 대출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그림의 떡'이라고 얘기한다"며 "'담보를 내놓으라' '매출 실적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미 다 담보로 잡혀있고 매출은 떨어질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만약 이런 상황이 조금만 더 계속된다고 하면 지원 혜택도 못 받고 문 닫을 판이라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맞춤형 지원'이라는 것도 정부 나름대로는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더 힘든 사람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4차 추경'과 관련해서는 "불공정하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이게 지속이 되면 연말연초까지 버티다버티다 폐업하는 중소기업이 많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는 걱정들을 하나같이 하시더라"고 우려했다.


김승수 "중기하는 분께 정부지원은 '그림의 떡'
연말연초에 폐업하는 기업 많이 나올까 걱정돼
'대정부질문, 더 세게 때리지 그랬냐' 말씀도"
야권 향해선 '내부단합·단결·결속하라'는 민심


이같은 상황과 관련해 TK 지역민들은 지역 정치인들에게 정부·여당을 향해 더욱 강하고 치열하게, 결기있게 싸워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야권에서는 내부 갈등을 벌이지 말고 단합·단결·결속하라고 주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희 의원은 "우리에게 '좀 더 목소리를 크게 내서 투쟁해달라'는 목소리가 많으셨다. 나도 그런 분들의 주장에 십분 공감"이라면서도 "좀 더 팩트와 논리를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까 (지역민들과 어떻게 투쟁할지) 의견도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강대식 의원은 "시민들의 정서로는 '사이다 발언'을 원하시는 것 같더라. '대여투쟁을 속시원하게 함 해봐라' 이런 뜻"이라며 "우리도 한다고는 했는데, 지역에서는 다수가 대여투쟁을 지금보다 더 하라는, '좀 강하게 나가라'는 말씀들이 많으셨다"고 전했다.


지난 대정부질문 때 추미애 장관의 '전화 여부'를 맹렬히 추궁하며 "(하지 않았다는 것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몰아붙였던 김승수 의원은 이번 추석 명절 때 당시의 '활약상'에 대한 말들을 지역민들로부터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추 장관이 '책임지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못하고 "의원은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라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질문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추궁한 적이 있다. 결국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서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휴가 담당 군 간부의 전화번호를 찍어보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김승수 의원은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코너로 몰았던 것에 대해 지역에서 평가가 있었다면서도 "시간 안배를 하느라고 받아치는 것을 조금 자제했더니, '더 세게 좀 때리지 그랬느냐'는 말씀들도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하도 울분이 끓어오르니 좀 더 세게 몰아붙여줬으면 좋겠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막 우격다짐으로는 하지 말고, 정부가 잘못하는 것을 예리하게 논리적으로 지적해서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들도 계셨다"고 덧붙였다.


최근 TK 권역 최다 부수의 지역일간지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지역 의원들의 의견을 설문해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여당이 저러는데 국민의힘은 똘똘 뭉쳐야 하지 않겠느냐' '대구에서 각각 다른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셨다"며 "내부적으로 단합·단결·결속이 잘되고 있다고 설명을 드렸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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