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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미래 투자 가속...과학기술 연구에 400억 추가 지원


입력 2020.10.06 11:02 수정 2020.10.06 11:0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2020년 하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과제 선정

31개 과제에 총 396억3천만원...기초과학·소재·ICT 다양

2013년 총 1조5000억원 출연...JY 미래기술 육성 의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0년 하반기 지원 과제에 선정된 교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종철 포스텍 교수, 유효빈 서강대 교수, 이지민 강원대 교수, 주철민 연세대 교수, 최명환 서울대 교수, 황보제민 KAIST 교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과제를 선정하고 약 40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 2013년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작된 이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래기술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입증하는 대표 사업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2020년 하반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지원할 연구과제 31개를 선정하고 연구비 396억3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기초과학·소재기술·정보통신기술(ICT) 등 연구 분야에서 매년 3차례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공익사업이다.


◆ 다양한 분야 미래 기술 육성 과제 31개 선정


이번에 선정한 과제는 기초과학 분야 15개, 소재 7개, 정보통신기술(ICT) 9개 등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수리과학 5건, 생명과학 4건, 화학 4건, 물리학 2건 등 총 15개 과제가 선정됐다. 특히 생리·자연현상의 기초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기존 가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과제가 다수 선정됐다.


최명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어떻게 '맛'을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최 교수는 혀에서 미각에 대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미각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물론, 식품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종철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 방울 안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예정이다.


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비커와 같은 용기처럼 넓은 공간에서의 반응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거나 전혀 다른 물질을 생성하는 등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서 교수는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에서 분자의 움직임과 화학 반응을 관찰하는 기법을 확립하고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화학 반응들의 모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개 과제가 선정된 소재 분야에서는 의학 관련 분야를 비롯해 첨단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연구 과제를 지원한다.


이지민 강원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교수는 유전자 이상 변화를 인지하는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차세대 세포치료법 기술을 개발한다. 세포치료는 환자의 질병 세포를 채취해 정상 세포로 바꾼 후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방식으로 뇌졸중·백혈병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이 교수는 난임·임신중독증 등 태반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에 집중해 양·돼지 등 다른 종으로부터 추출한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는 차세대 세포치료법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유효빈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모든 전자소자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물질인 강유전체의 특성을 지배하는 인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반도체 집적도 향상에 기여할 예정이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압에 의해 분극 방향이 조절되고 전압을 꺼도 방향성이 남아 비휘발성 메모리·커패시터·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모든 전자소자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강유전체는 메모리 집적도 한계를 돌파해 반도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균일하지 않은 적층, 소자 구동시 물성 변화 등 실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가 많다.


유교수는 오페란도(Operando·구동 중인 소자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등을 기반으로 소자 구동 중에 발생하는 빛의 간섭 무늬 변화를 측정해 강유전체의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ICT 분야에서도 보행 로봇 제어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 분야와 차세대 망막 질환 진단 장비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총 9개 과제가 선정됐다.


황보제민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4족 보행 로봇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4족 보행 로봇은 재해현장·건설·탐사 등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평지에서 미리 설정해 둔 움직임만 구현 가능하다.


황보교수는 움직임 제어와 경로 탐색을 동시에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 복잡하고 험난한 지형에서 스스로 경로를 찾아 갈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주철민 연세대학교 교수는 높은 해상도로 안구질환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높은 해상도의 편광 현미경과 영상 복원 알고리즘을 개발해 망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3차원으로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 기존 진단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체 내 조직 구조, 세포 형태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7월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전용 생산 공장에서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 이재용의 미래 기술 육성 투자...634개 연구 과제에 총 8125억원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소재·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연구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634개 과제에 연구비 8125억원을 지원했다.


이같은 다양한 미래 기술 육성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발표한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이나 지난해 4월 선포한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방안인 '반도체비전 2030' 등과 같은 사업적 투자 외에도 기초과학 등 당장 돈이 안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이 지난 2013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기초과학 및 ICT, 소재 분야에서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이 평소 국내 산업 생태계의 기반을 강화하고 미래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해 온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초과학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내년부터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부문과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확대, 개편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어려운 상황에도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산학협력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모두 이 부회장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연구 책임자가 연구 성과와 주요 이슈를 설명하고 참석 연구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애뉴얼 포럼', 연구 성과의 산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교류회, 고품질의 지식재산권(IP) 출원을 지원하는 IP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사회적책임(CSR)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아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등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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