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루타 신기록 달성과 함께 '3안타 경기'
박병호, 부상 복귀 후 가장 인상적인 공격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이정후와 박병호가 터졌다.
키움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7회말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7-4 승리했다. 손혁 감독 자진사퇴 논란 속에 5위까지 추락했던 키움은 3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올라섰다. 키움에 진 두산은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포스트시즌을 눈앞에 두고 중심타자 이정후와 박병호가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다.
5번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0-1 뒤진 6회말 2사 1루 찬스에서 김강률의 포심패스트볼(시속 145km)를 공략해 1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았다. 시즌 48호 2루타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한화 제러드 호잉의 47개.
이정후는 10월 타율이 1할대로 곤두박질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2루타 기록은 고사하고 무안타 경기가 부쩍 늘어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어깨 통증 여파와 함께 타격폼이 흐트러지면서 이정후답지 못한 침묵이 길어졌는데 신기록 달성으로 부담을 털어냈다.
14일 KT전 멀티히트에 이어 이날은 3안타를 몰아쳤다. 시즌 전부터 바랐던 데뷔 첫 100타점 고지까지 밟고 활짝 웃었다. 우리가 알던 이정후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키움의 상징과도 같은 박병호(4타수 2안타 2타점)의 방망이도 빛을 발했다.
4번타자(1루수)로 출전한 박병호는 3-4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박병호의 한 방으로 스코어는 5-4로 뒤집혔다. 결승타가 된 이번 안타는 박병호의 통산 1100안타가 됐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이정후와 부상 후 긴 재활을 거쳐 1군에 복귀한 박병호도 2경기 연속 안타를 뽑으며 꿈틀거리고 있다. 작아져가던 키움의 ‘V1’ 희망은 다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