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증가로 구리 선물가격 2년 만에 최고치...철강·화학주 동반 강세
中내수소비 회복에 화장품·면세도 주목...“애경산업·현대백화점 등 긍정적”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중국 관련주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4분기 더 높은 강도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전통적인 수출 주력 업종인 철강·화학 업종,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인 화장품주와 면세주·식품주 등이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풍산은 전장 대비 1350원(5.26%) 오른 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풍산 주가는 이달 들어 13.4% 상승한 상태다. 같은 기간 주요 철강·화학주인 현대제철(27%), 금호석유(25%), 롯데케미칼(22.9%), 포스코(5.6%)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화장품·면세 등 중국 소비주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애경산업은 4.59% 뛴 2만1650원에, 현대백화점은 2.43% 오른 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이달 들어 19.9% 뛰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9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5%대 초반을 기대했던 시장 전망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사상 최악인 -6.8%까지 추락했다가 2분기에는 3.2%를 기록하는 등 반등을 이뤄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 한해 2% 가량의 경제 성장을 달성해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증권가는 지난달 실물경기 회복세를 감안하면 4분기 더욱 강한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의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9% 성장,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중국 정부는 1000조원이 넘는 초대형 경기 부양책을 꺼내들며 내수 살리기에 집중해왔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요 회복세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부양책이 지속돼 민간에 의한 수요도 더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중국의 수요 개선에 따라 수출과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국내 종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철광의 경우 이미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12월물 구리선물가격은 중국의 수요 증가 영향으로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칠레 동광산 칸델라리아 등의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며 정광 공급 차질 우려가 일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심으로 전기동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정광 공급 차질 우려확대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동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풍산의 수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화학 시황도 코로나 영향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난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강세를 시현했다. 포장용·위생용 뿐만 아니라 내구재(자동차·가전·가구)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 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와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수요패턴으로 화학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으며, 이러한 시각은 최근 내구재 수요 회복과 중국 내수 소비 회복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우선주로는 LG화학과 한화솔루션, 관심 종목으로는 금호석유와 롯데케미칼을 제시했다.
마스크 사용의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화장품 업종도 수혜가 기대된다. 애경산업의 경우, 주력 브랜드가 모두 색조에 특화되어 있어 수요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부분은 2분기를 저점으로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소비가 강한 회복을 보임에 따라 중국향 수출도 빠르게 회복 추세를 띈다는 것”이라며 “4분기 또한 광군절을 앞두고 있어 회복 추세는 보다 뚜렷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화장품 수요 증가는 국내 면세점 사업의 실적 개선도 앞당길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법인형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매출액 상승 등이 면세점 사업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국내 경제활동 재개로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의 판매채널 증가에 따라 경쟁력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식품주들의 매출 회복도 주목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법인에서 전년도 역기저 효과와 코로나19 사태 완화 이후 식품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의 견조한 성장이 유지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전년도 베이스가 높아지는 시점에 들어섰지만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한 단계 개선돼 밸류에이션과 주가 또한 레벨업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