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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김택진, 두 번째 만남…정계 입문에는 '노란불'


입력 2020.10.27 15:20 수정 2020.10.27 15:2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프로야구 엔씨 우승 축하하며 덕담 '화기애애'

따로 또 만날 계획 있는지 묻자 "뭣 때문에…"

김택진도 "정치에 전혀 뜻 없다. 나는 기업가"

53세 '리니지 신화' 영입 가능성은 '일단 멈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게임산업 현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현장간담회를 위해 27일 경기도 성남 엔씨소프트를 방문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CEO(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1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밖의 꿈틀거리는 인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사가 재차 만났다. 그러나 정치 입문 가능성에는 노란불이 들어온 모양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본사로 찾아가 김택진 대표이사를 만났다.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위 현장간담회 참석이 명분이었지만, 당내 특위의 행사에 당대표격인 비대위원장이 일일이 참석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날 행보의 정치적 행간이 주목받았다.


김종인 위원장과 김택진 대표 사이의 만남은 이날이 첫 만남은 아니다. 이날은 공개적인 행사에서 만났지만, 이미 비공개로 한 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도 "오늘 만난 게 두 번째"라고 이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김종인 위원장은 "간담회를 실행하기 전에 막 끝난 한국프로야구 엔씨 다이노스의 우승을 축하드린다"며, 김택진 대표가 구단주로 있는 엔씨의 KBO 정규시즌 우승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넸다. 이에 웃음과 박수가 나오고 김택진 대표도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밝히는 등 이날 만남의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김 위원장은 "4차 산업 준비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도 "엔씨소프트에서 AI에 대해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좋은 소식"이라고 김 대표를 치켜세웠다.


김택진 대표도 "김종인 위원장이 이렇게 산업 현장에 직접 나와준 것은 무한한 영광"이라며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미래성장산업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1997년 자본금 1억 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창업했다. 이듬해 출시한 MMORPG '리니지'가 공전의 인기를 끌면서,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지난해 기준 매출 1조7012억 원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임직원 수는 4025명에 달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리니지 신화'을 일궈낸 김 대표는 2011년 제9구단 엔씨를 창단하며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다. 야구광으로서 구단주의 꿈을 이룬 김 대표는 올해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엔씨가 창단 9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 대표는 지난 24일 마산 홈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선수단으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김택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올해 53세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성공 신화를 이뤘다. 기업 경영 외에도 프로야구 구단주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정치에 필요한 '승부사적 기질'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대어'로 평가받아왔다.


김종인 위원장과의 만남이 내년 4·7 보궐선거와 관련해 정치권의 이목을 모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김종인 위원장과 김택진 대표의 반응으로 볼 때, 김 대표의 정치입문 가능성에는 일단 노란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45분간의 비공개 현장간담회 직후 나와 기자들과 만난 김종인 위원장은 김 대표와 별도로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빙긋 웃으며 "뭣 때문에 추가로 만나야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업과 관련해서 특별히 물어볼 게 있으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외에 꼭 만나야할 사항은 없을 것 같다"고 일단 거리를 뒀다.


김택진 대표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에는) 전혀 뜻이 없다. 나는 기업가"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말로 뭘 하려고 하면 조용히 만나야지 이렇게 하겠느냐"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항상 하는 말대로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지, 우리가 매달리고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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