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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홀린 듯’ 가을 두산 맞나...홍건희 멘붕


입력 2020.11.13 00:14 수정 2020.11.13 00:1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플레이오프 3차전 8회말 2사 후 연거푸 매끄럽지 못한 수비

두산 불펜 새 희망으로 떠올랐던 홍건희, 혼란 끝에 강판

로하스-홍건희. ⓒ 뉴시스

마치 마법에 홀린 듯 두산 베어스는 8회초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


두산은 12일 고척스카이돔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KT 위즈와의 대결에서 2-5 패했다.


시리즈 2승 무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겨둔 두산 타선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호투에 눌렸고, 8회 2사 후에는 매끄럽지 못한 수비들이 거푸 나오면서 흐름을 빼앗겼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강속구를 앞세워 8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1~2차전과 마찬가지로 KT 타선은 적시타를 뽑지 못했다. 0-0 맞선 상황이지만 지난 2경기 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쳤던 KT 타선을 생각하며 오히려 두산이 앞서는 듯한 느낌마저 줬다.


8회초 2사 후까지는 그랬다. 2사 후 황재균이 볼넷을 골라나가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흐름으로 전개됐다. 로하스가 안타를 뽑으며 2사 1,3루 찬스를 이어갔고, 두 차례 기회를 날렸던 유한준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얻었다. 잘 맞았지만 유격수 김재호라면 막을 수 있는 타구였다. 마운드에서 지켜보던 알칸타라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8회말 2사 후에야 첫 실점한 알칸타라를 불러들이고 2차전에서 호투(2.1이닝 무실점)한 홍건희 카드를 꺼내들었다. 2차전을 마치고 김태형 감독이 극찬한 투수다.


8회 2사 1,3루의 위기에서 등판한 홍건희는 강백호와 마주했다. 이때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포수 박세혁이 홍건희의 초구를 빠뜨리는 포일을 범했다. 주문한 위치보다 공이 아래로 들어왔지만 박세혁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볼이다. 치명적 포일이 나오는 사이 3루 주자 로하스가 홈을 밟았다.


공격이 풀리지 않던 안 풀리던 KT 2점을 얻고 앞서나가자 자신감이 생겼다. 반면 위기에 등판한 홍건희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상대하던 강백호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박경수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안타 하나면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위기에 몰린 홍건희는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중견수 정수빈과 유격수 김재호 사이에 떨어진 행운의 안타는 바운드 후 정수빈의 키를 살짝 넘기는 넘어갔다.


정수빈 키 넘어가는 타구. ⓒ 뉴시스

야수들이 우왕좌왕하고 포수가 허둥대는 사이 홍건희의 멘탈도 붕괴됐다. 강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홍건희는 벤치에 앉아 자책하듯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박치국도 장성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두산은 승기를 내줬다.


두산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과 탄탄한 수비였다. 하지만 8회말에는 마법에 홀리기라도 한 듯 두산이라는 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비들이 이어졌다. 그 사이 두산 불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였던 홍건희도 무너졌다.


지난 6월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 돼 두산 유니폼을 입은 홍건희는 시즌 막판 깊은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한 가을야구에서도 3경기 동안 등판 기회가 없었던 홍건희는 플레이오프 2차전 호투를 통해 가을의 반전을 노렸다.


“도저히 질 것 같지 않은 두산”이라고 혀를 내둘렀던 홍건희는 8회말 혼란 속에 멘탈이 붕괴됐다. 마무리 이영하와 함께 두산의 불펜을 책임져야 할 홍건희까지 잃는 것은 아닌지 1승을 잃은 두산에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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