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유럽 원정 평가전 2경기서 득점 없이 2도움
A매치 5경기 째 침묵, 토트넘서 보인 골 결정력 못 살려
언제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화끈한 득점포를 터트리는 손흥민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BSFZ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 평가전에서 전반에 터진 황희찬과 황의조의 득점포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멕시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36분 상대 왼쪽 뒷공간을 침투한 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황의조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멕시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만 아쉬움은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서 8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손흥민은 A매치서 5경기 연속 침묵에 빠졌다. EPL 무대에서는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소속팀 토트넘을 2위까지 끌어올려놨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해결사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물론 대표팀과 토트넘의 전력과 색깔이 다르고, 이 안에서 손흥민의 역할도 차이가 있다. 상대가 손흥민에 가하는 집중 견제의 강도도 다르다.
하지만 역할이 다르다고 해도 대표팀과 소속팀서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것은 같다. 바로 화끈한 득점포다.
카타르전에서 손흥민은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슈팅과 골 결정력에 강점이 있는 손흥민의 능력을 벤투 감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선수단 내 무더기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전력이 약화되면서 손흥민은 강점을 발휘하는 페널티박스서 더 멀어지게 됐다. 수비 가담 빈도가 높아졌고, 직접 하프라인 부근부터 공을 드리블해 운반하는 경우가 잦았다.
대표팀은 승리했지만 페널티박스서 멀어진 손흥민은 ‘슈팅 제로’라는 아쉬운 결과물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지난해 10월 약체 스리랑카를 상대로 멀티골을 성공시킨 것이 마지막이다. 그 뒤로는 북한, 레바논, 브라질, 멕시코, 카타르를 상대로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이 열리기 전까지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살릴 수 있는 전술 마련이라는 확실한 과제를 안게 됐다. 팬들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을 때처럼 도우미보다는 해결사 손흥민을 더 보고 싶어한다. 손흥민 또한 A매치를 소화할 때는 좀 더 골에 욕심을 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