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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바보스러울 정도로 보수적'인 이유


입력 2020.11.19 06:00 수정 2020.11.18 23:59        태안(충남) = 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고객안전' 보장 전엔 과감한 시도 자제…'자동차 본연의 역할' 충실

'안전의 대명사' 명성엔 고집스러운 '사람중심' 철학 있었다

볼보자동차 교통사고조사팀이 사고 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는 안전에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확실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이 있어도 적용을 안 해요. 정말 바보스러울 정도로 보수적입니다"


지난 17일 충남 태안군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한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전무는 회사의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세계 완성차 브랜드들은 과감한 기술혁신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판매 실적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볼보는 완전한 '고객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과감한 시도를 자제하고 자동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볼보자동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안전의 볼보', '안전의 대명사'라는 평가를 굳히고 있다. 제품에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진정성이 알려지고, 실제 사고 사례를 통해서도 안정성을 거듭 입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17일 충남 태안군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에서 볼보차 미디어 시승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전무가 발표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만식 전무는 이처럼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것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사람 중심' 철학을 중시해온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볼보의 최대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오랜 출고대기 기간도 고객안전과 서비스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무는 "회사 입장에서는 물론 차를 많이 팔수록 좋지만 그만큼 서비스센터가 모자라거나 서비스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서비스품질 하락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타 자동차 브랜드는 일단 최대한 많은 차를 팔고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려고 하면서 고객의 불만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볼보는 서비스로 이윤을 남기지 않는 수익구조"라며 "차량 출고까지 오래 기다려 주신 만큼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한다는 게 볼보의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일드 하이브리드 중심의 라인업 재편도 볼보의 '사람 중심' 기조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볼보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2021년식 모델부터 전 모델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모든 모델을 순수 디젤·가솔린 엔진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출시한다.


볼보자동차 기술자들이 30m 높이에서 볼보 차량을 떨어트리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 전무는 "가장 좋은 것은 '완전 전기배터리' 차량을 내놓는 것이지만 전기차는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고, 어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며 "디젤 차량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그렇게 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볼보도 물론 전기자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고객들에게 안전과 만족을 제공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마일드 하이브리드라고 보고 있다"며 "다른 브랜드들도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볼보는 제품·서비스에 통틀어 '스웨디시 럭셔리'를 부각해 진정한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이다. 스웨디시 력셔리는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 또는 '내가 만족하는 고급스러움'을 의미한다는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이 전무는 "스웨덴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이라는 단순함이 있다"며 "볼보도 복잡한 기교나 상술을 펼치기 보다는 고객 만족과 자동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고객에게 인정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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