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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⑱] 문킴 "보이밴드서 느낀 한정된 창작 갈증, 작곡으로 해소"


입력 2020.12.05 01:00 수정 2020.12.04 17:2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로열파이럿츠서 활동한 문킴,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2013년 로열파이럿츠로 데뷔한 문킴은 2017년 팀이 해체된 후 작곡가로 전향했다. 작곡을 한지 3년이 된 지금 정세운의 '미라클'로 시작해 윤지성의 '클로버', 갓세븐의 '미라클', SF9 '알피엠'(RPM), '폴 인 러브'(Fall in love), '라이어'(Lair), '여름 향기가 날 춤추게 해', 하성운의 '면역력' 등의 작곡했다.


로열파이럿츠로 활동하며 자작곡을 만들었던 문킴은, 밴드 음악에 한정돼 있었던 작곡을 댄스, 발라드 등 영역을 확장하며 그 동안 쌓여있던 창작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현재 그는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작곡가의 삶이 만족스럽다. 로열 파이럿츠가 해체해도 "할 수 있는게 음악 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문킴의 작곡가 전향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였다.


"친한 작곡가 동생이 박수석 작곡가님을 소개시켜주면서 대중 가요 작곡가의 길을 만들어줬어요. 그래서 정세운의 '미라클'이 나올 수 있었죠. 이후 또 지인의 소개로 현재는 퍼블리셔에 소속돼 있습니다."


갓 시작한 작곡가들이 그렇듯 문킴도 처음에는 곡이 팔리지 않아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래도 긍정적인 성격과 푹 빠질 만큼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럴 수록 작곡에 매진했다.


"매일매일 습관처럼 작업실 가서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해요. 5시간 매일 타이트하게 진행합니다.잘 안풀리는 날도 있지만 어떻게든 길을 찾으려고 해요. 그렇게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사실 게으른 성격인데, 음악을 할 때 만큼은 부지런해지더라고요. 저와 일하면서 만난 동료들은 제가 게으른 성격이라고 하면 놀라더라고요."


문킴은 탑라이너로 작업할 때 멜로디 구성에 제일 심혈을 기울인다. 멜로디가 이미지로 그려질 수 있을만큼 감성과 색깔이 확실해야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곡일 수록 가수들의 만족감도 더 컸다고 전했다.


"가사가 안붙어도 멜로디만으로 감성이 확실히 느껴지는 걸 좋아해요. 멜로디로도 스토리가 그려지고, 가사도 거기에 맞게 떨어지면 더욱 완성도 높은 곡이 나오죠."


많은 아이돌 가수와 함께 작업한 문킴은,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그 중에서도 하성운과 SF9 다원을 칭찬했다.


"성운이는 음악에 대한 열정도 많고 본인이 직접 가사도 섬세하게 써요.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참 잘 하는 친구라고 느꼈어요. 하성운의 곡 '면역력'은 제가 참 아끼는 곡인데, 그 친구가 너무 잘 불러줘서 더 애정하게 됐어요. SF9 다원이는 녹음할 때 자기가 파트를 어떤 방향으로 녹음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문킴은 타이틀곡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수록곡 작업도 많이 참여해왔다. SF9 '널 꽉 잡은 손만큼', '라이어', '씨유 투모로우'(See U Tomorrw) 등은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팬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곡이다. 윤지성의 '또 웃기만 해', '클로버'도 마찬가지다.


"음원사이트에 노래 댓글에 수록곡 반응이 좋을 때 기분이 좋아요. 빛을 잘 못볼 수도 있는 곡이지만, 그 분들 덕분에 힘이 나요. 뿌듯한 순간 중 하나죠."


문킴은 다양한 작곡가들과 협업한다. 팀이나, 틀에 갇혀 정해진 형식을 고수하기 보다는, 그 때마다 마음이 맞거나 음악적 생각이 일치하는 이들과 손을 잡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불화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 상대방을 믿고 전적으로 맡기기 때문이다.


"저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을 무한신뢰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저도 존중 받을 수 있고요. 작업 방향에 따로 제 의견을 더하진 않아요. 무조건 믿고 갑니다."


이같은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는 문킴은 음악에만 매몰돼 있기 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성과 협업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과도 잘 어울려야 자극도 받고, 감동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작곡가로 오래 활동하고 싶어서 협업이나 새로운 음악 스타일 시도 등을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습니다."


문킴은 작곡가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주변인들의 도움과 격려 덕분이라고 겸손을 표했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건, 문킴 역시 주변을 챙기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 답변에서 문킴의 선한 마음가짐이 읽혔다.


"세상을 대하고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인간관계가 모두 내가 뱉었던 말이나 행동에서 비롯되더라고요. 이게 또 신뢰로 이어지고요. 이제는 사람들이 저를 신뢰해주면 결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더 키우고 싶어요. 내 일에 책임을 지고, 주변 사람들과 덕을 나누면, 동료들이나 후배들도 공감해주면, 그게 선한 영향력인 것 같아요. 활동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가요계에 있으면서 느끼고 배운 걸 토대로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 문킴은 작곡가 동료 중, 악기 연주가 가능한 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로열파이럿츠의 문킴을 그리워했던 팬이라면, 곧 그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곡가 생활을 한 후 2년정도는 밴드에 대한 미련이나 생각이 없었어요. 작곡에 집중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제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악기 연주를 할 수 있는 작곡가들끼리 모여서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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