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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오후 뒤바뀐 김태년 얼굴…'공수처' 외풍 있었나


입력 2020.12.08 03:00 수정 2020.12.08 01:28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오전 여야 회동에서 '밀도 있는 협상' 유화적 태도

오후 민주당, 법사위 소위서 공수처법 강행처리 시도

비슷한 시각 문대통령, 여당 향해 "공수처 출범 희망"

9일 본회의 처리 수순…야당은 "국민이 개돼지냐"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뒤 자리고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박 의장,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협상에 나서면서 강대강 대치에 숨통이 틔우는 듯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돌연 공수처 강행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한 밀도 있는 추가 협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관련 논의도 중단하기로 했다.


공수처법 외에도 정책위의장·수석부의장 회동을 통해 경제·노동 관련 법안도 논의키로 하는 등 여야 협상에 물꼬가 트이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는 두시간도 채 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 여야 간 "통 큰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며 양당을 중재했던 박병석 국회의장의 뜻도 의미 없는 일이 돼 버렸다. 민주당이 오후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하면서 의결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공수처법·상법 개정안을 제외한 나머지 상정 법안들은 처리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오후 달라진 민주당의 태도에 격분했다. 주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이 전부 개돼지고 바보냐"며 "입으로 민주화를 외치던 사람들이 하는 짓은 헌정파괴요, 법치주의 파괴요, 민주주의 파괴다"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공수처법을 바로 의결하려고 의사봉을 치려 하는 직전에 저희가 안건조정위 회부 요구를 했다"며 "원내대표 간 협상이 민주당의 진심인지, 아니면 단독 날치기하는 게 진심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전 여야 협의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화적 태도를 보이던 김태년 원내대표가 오후 급변한 것을 두고 '외풍'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비슷한 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는데, 사실상 여당을 향해 공수처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후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중점 법안으로 상정했던 법들에 대한 정기국회 내 처리 점검 및 의지 확인이 있었다"며 "특히 공수처법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회의에서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법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 7일 처리되는 것은 막았으나, 결국 통과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174석 압도적 의석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야당이 법안 처리를 저지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안건조정위를 먼저 구성하고 이를 의결한 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께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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