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된 남편 망치로 살해한 아내 '과잉방위' 주장

로또 당첨된 후 남편과 아내 자주 다퉈

남편 살해한 아내 '과잉방위'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로또 1등의 기쁨도 잠시, 7억 8000천만 원이 당첨된 남편은 아내에게 살해당했다.

24일 법조계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아내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남편 B씨가 자신과 상의 없이 땅을 샀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남편이 로또가 당첨된 후 부부는 생활에 큰 변화가 찾아왔고 그로인해 B씨와 수시로 다퉜다고 A씨는 주장했다. B씨가 지속적으로 폭언을 하고 무시해 A씨는 앙심을 품게 됐다는 것.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B씨가 땅을 샀고, 이에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한 A씨는 남편을 살해했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다툼 과정에서 B씨가 망치로 자신을 위협하자 망치를 빼앗아 B씨를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A씨는 "살해의 고의가 없었고, 남편이 나를 치려 해 이를 막으려다 벌어진 '과잉방위'였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1심은 "40cm짜리 쇠망치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머리부위만을 공격하면 남편이 죽을 수 있다는 걸 누구라도 예측했을 것"이라며 "쓰러져 있는 A씨에게 이불까지 덮고 내려친 점을 보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의 존엄한 생명을 빼앗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B씨가 피해자와 말다툼 중 격분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A씨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