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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 3단계 논의…자영업자들 "국가행정이 더 힘들게 해"


입력 2020.12.26 22:58 수정 2020.12.27 00:1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일대가 밤 9시를 기준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방역 당국이 27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행정 조치가 자영업자를 더 힘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국내 최대 자영업자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우리가 혼동하면 안 되는 몇 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작성자는 "집합금지나 제한은 행정처분으로 경제가 어렵다거나 소비가 줄었다거나 재난 상황으로 인해 영업 매출이 줄어든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은 방역지침으로 인한 매출 저하보다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지침이나 그로 인해 방역에 구멍이 생기는 부분 때문에 불만을 갖는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가행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의 예측 가능성"이라고 강조하면서 "스키장 폐쇄, 숙박시설 영업 제한도 그렇지만 갑작스러운 행정으로 인한 혼란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더한다"고 적었다.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유튜브 캡처

또 작성자는 "방역 행정이란 개인 방역을 지키지 않는 국민도 지키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살인하는 사람이 많다고 살인을 묵인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방역지침을 어기는 행동 때문에 실패할 방역이 무슨 방역 행정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는 정치에 관심도 없다"며 정치적 발언에 선을 그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 방역이) 내 삶과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정치"라고 했다.


작성자는 "그저 피해를 안 보고 살기를 원할 뿐이다"며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정부와 관계 당국의 예측, 그 예측에 의한 계획 A안, B안 다 알 권리가 있다. 그 계획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썼다.


끝으로 그는 "그저 지지난 주도, 지난주도 노력하고 있다, 고심하고 있다는 헛소리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댓글에는 "(정부의 방역 조치) 기준이 없어 그렇다. 구멍 난 데 메꾸기만 하는 땜빵식 운영"이라며 "여기 물세네. 여기 메꾸자. 저기 물세네 저기 메꾸자 아마추어의 끝을 보는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도 "매출 감소보다 힘든 건 형평성에 어긋나 서로를 더 힘들게 하는 거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전쟁에 왜 자영업자만 일방적 총알받이가 되나"라며 "왜 자영업자만 희생이 이리 커야 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이날 기준 17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코로나 규제 방향을 올 한 해 동안 보고 있으면 거의 90% 이상 자영업자만 희생을 시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버티기 위해 또는 기타 이유로 대출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며 "집합 금지할 때 마이너스를 왜 자영업자한테만 책임을 다 지라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매장의 시설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과 대출 원리금은 그대로 지출되고 있다"며 "이제 대출도 안 되고 집도 줄이고 가진 거 다 팔아가면서 거의 10개월을 버텨왔고 죽기 일보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멈춰선 스키장 리프트ⓒ연합뉴스

정부가 24일부터 11일간 전국 스키장에 대한 운영중단 조치를 밝히자 전국 스키장 상인과 주변 지역 상인회 대표도 지난 23일 밀접 접촉 가능성이 더 높은 백화점, 골프장, 대형매장은 놔두고 스키장만 폐쇄한 점을 언급하며 방역 조치의 형평성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실내 백화점과 영화관, 테마파크는 예외로 두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외부 체육시설인 스키장 운영을 중단시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집단 항의에 나섰다.


특히 이날 한 일용직 노동자도 정부 조치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키장에서 번 일당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 닫으라 하면 어디에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 "현재 급격한 확산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접촉자를 통한 지역사회의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있어 지자체 및 부처와 계속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32명 늘어 누적 5만5902명이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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