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치를 할 것인가?-다수 국민의 답은 ‘할 것이고 해야 한다’다
고시 9수(修) 내공에 무결점이 위선의 586과 대결 프레임에서 우위
2020년 경자년 (庚子年) 윤석열과 함께 한 해였다.
추미애도 여기에 이름을 올리고 싶겠지만, 그녀는 이미 잊히고 있는 여인이다. 패자, 더구나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은 선수의 이름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것이며 기억하고 싶지도 않게 된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올해의 인물’이 되는 데 주요 역할을 한 대통령 문재인과 집권 세력은 2020년을 보내며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윤석열은 원칙주의자고 법치주의자여서 대통령과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민주화 운동’을 한 문재인과 친문들은 바로 이 점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보통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는 곧 법치주의다. 또 정의와 공정,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반대의 길을 걷다가 법치주의자 윤석열 암초에 부딪쳤고, 당연히 그의 편에 선 다수 국민과 언론, 야당에 이어 법원의 심판을 받고 사실상 좌초(坐礁)됐다.
정권에 비판적인 다수 국민들은 그들의 이 정신적 좌초가 실질적인 몰락, 즉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것인지에 주목하면서 새해를 맞고 있다. 그 관심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단연 윤석열이다. 많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그는 이미 대권 주자다. 그는 정말로 퇴임 후 정계로 진출해 차기 대선을 준비하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한 국민의 답은 ‘할 것이고 해야 한다’라고 본다.
윤석열은 두 달여 전 국정감사 질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를 할 것인지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봉사 방법에 정치도 포함되느냐”고 구체적으로 묻자 “그건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단호하게 ‘정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지는 않았다.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그의 징계를 추진하면서 이 부분을 사유의 하나로 넣었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친문들로서는 그가 속시원하게 정치는 분명코 안하겠다고 선언해야 했는데, 그러질 않아서 불안하고 괘씸한 나머지 마지막 번째 징계 사유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윤석열은 여론조사에 그의 이름이 오르기 시작한 초기 한두 번은 조사기관들에 자기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후에는 매번 그러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가 일찍이 정치에 야망을 품은 흔적이 없고, 검사가 되어서도 눈에 띄게 정치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이 부족한 정도를 넘어 전무하다는 평을 들어 온 사람이다. 사실 이것이 그가 정치 지도자로 나설 경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는 서울 충암고 졸업 후 서울 법대에 재수로 진학했다. 그래서 80학번이 돼 586 턱걸이 세대이긴 하나 그의 행적은 586으로 불리는 사람들과는 매우 다르다. 이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다음 대선은 586들과의 싸움이고 그렇게 프레임을 짜야 위선적 586 운동권 세력에 환멸을 느끼고 피해를 당한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윤석열의 대입 재수는 고시 9수(修)에 비하면 잠시 휴식한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 법대를 나온 사람이 고시에 8번 떨어졌다는 것은 윤석열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내공(內功) 그 자체다. 두주불사(斗酒不辭)에 보스 기질의 한량 스타일이어서 공부는 뒷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요령을 싫어하고 그것을 성공(합격)에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고집스런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는 뚜렷한 하자가 없는 무결점에 출세주의자도 아니다. 고시도 늦게 되고 결혼도 늦게 했다. 급하게 지름길을 가고자 하는 성향은 아닌 것이다. 인물 생김새도 황소 같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쥐띠다. 문제의 경자(更子)년 생이다. 이 생년을 가지고 사주팔자 연구하는 사람들이 윤설열의 운명을 암시하는 풀이를 연초에 더러 내놓은 게 있다. 그 풀이들은 지금까지는 일부 맞고 일부는 틀렸는데, 대선이 1년도 더 남았으므로 아직도 정답이 나오려면 멀었다.
문재인 정권이 그를 충견으로 잘못 보고 연속 2단계 초고속 승진을 시킨 건 그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가 국정원 댓글 수사부터 이 정권 초기 소위 적폐 수사로 보수 세력의 궤멸에 앞장섰던 것은 성격의 중요한 일면이다. 정치적 고려 없이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보고 칼을 휘두르는 검사 기질이다. 조국 일가 수사도 그런 시각으로 봐야 이해가 된다.
언론과 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다수 국민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수사해서 감옥에 넣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검사로서 그의 태도이다. 지금 그를 응원하고 잠재적 대권 후보 지지도에서 1위로까지 밀고 있는 국민들은 그의 그런 면을 평가하고 기대를 하고 있는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윤석열은 누구 말대로 호랑이 등에 탄 기호지세(騎虎之勢)에 있는데, 호랑이가 무서워서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니고 그 호랑이를 위해서 내리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 와 있다. 그 호랑이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그 국민들은 윤석열이 586 위장(또는 변절) 민주화 세력을 대체할 수 있고, 해야 할 사람으로 보고 있다. 법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제발(제발이다...) 정의와 공정을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진실로 실천하는 정권을 이끌 사람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그가 법대를 다니고 고시 공부만 하고 범죄인들 수사만 해서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라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경제를 잘 알고 그 정책을 잘 펼 수 있는 인재들을 탕평(蕩平)해서 발탁하면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지난 4년 동안에만 해도 인품과 능력은 뛰어나나 스스로 물러났거나 경질된 장관급 인물들이 여럿 있다. 이들과 함께 국정을 펴면 된다.
윤석열은 우파이고 보수주의자다. 그는 현 정권이 정치 보복(적폐 수사)을 위해 검찰을 이용하고 있고, 그 선두에 그가 서 있기에 걱정하는 친구(변호사 석동현)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주간동아 기자 허문명은 1년여 전에 그의 말을 직접 인용으로 옮겼다.
“너도 나를 알지 않느냐, 내가 진보정권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아니고, 내 성향은 오히려 보수고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좌파가 아니다. 정치적 욕심도 없다. 법치에 대한 원칙과 소신을 지킬 뿐이다.”
작년까지는 정치적 욕심이 없었을지라도 이제 정치에 뜻을 둘(혹은 이미 두고 있을) 가능성이 많고, 그렇게 될 경우 그는 중도나 오른쪽 진영에 서게 될 것이다. 야권 단일화를 목숨처럼 중요하게 말하는 이들이 많지만, ‘국민 후보’ 윤석열에게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의 상대는 사이비 586, 기득권 세력이 된 좌파 운동권 출신들이며 법치와 민주주의 정신을 아무렇지 않게 훼손하는 자들이다. 이 싸움에 일반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하게 되면 보수 우파는 자연스럽게 그를 자기네 단일 후보로 세울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